혼자 자신의 이야기를 되새기는 독백 같으면서도
닿을 수 없는 그때의 너에게 보내는 편지글 처럼 느껴진다.
소년과 소녀, 이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처럼 느껴지지만 그 이상의 메세지들이 더 감면깊게 울려퍼진다.
책을 읽으며, 그리고 책을 덮으며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나를 불러보고는 한다.
그리고 그 때의 그 어린 아이와 시선을 마주치면
'혹시 너도 그랬을까?' 하는 그런 질문을 하게 된다.
뒤섞여 버린 트럼펫 카드를 찾아가는 듯한 이야기,
섞인 카드를 살피며 자신의 과정을 마주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들의 기억도, 우리들의 시간들도
게임 후 섞여 있는 트럼펫 카드들 처럼
이리저리 섞인 제 각각의 시간 가운데 자신만의 감정으로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순간들을 다시 한번 펼치며 살펴보고 싶어진다.
그리고 때로는 그러한 기억속에 다시 살펴보고 싶지 않은 기억들도
자연스레 마주하며 온전히 안아볼 수 있는 용기도 얻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진아와 동우가 평범한 학생 처럼 묘사되는 것 같지만,
또한 평범하지 않은 학생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은
아마 진아와 동우의 마음을 섬세하고 세심하게 표현하였기 때문일 것 이다.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동우와 진아의 상황이 그려지고 마음이 전해진다.
그 만큼 독자가 읽어가는 과정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감정과 상황을 섬세하게 적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진아가 던지는 질문들이
그저 진아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덧 나에게 찾아와 또 다른 나의 이야기가 오버랩되는 책이다.
청소년의 이야기 같지만,
그 청소년의 시간이 이미 지나간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라고 적지는 않을 것이다.
각자 자신의 청소년 시기의 고민, 관심사, 환경, 생활 등
각자 모두의 삶은 달랐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각자 마다 다른 삶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떠올리며 공감하고
질문해 갈 수 있었다.
청소년이라 불리는 시기는 특별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시험이나 대학에 초점을 두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어느 순간 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어느 순간보다 특별한 시기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래서 그 시간을 돌아 볼 수 있는 책으로 이 책을 소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