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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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에 의해 삶에 한계가 지워진다는 그 엄정한 현실 앞에서 오히려 삶을 향해 돌아설 수 있어야 한다. 한계성의 인식 때문에 공포나 자포자기, 아니면 허무감에 빠져서는 안 된다. 혹은 그 인식에서 도망가려고 들거나 그 인식을 누그러뜨릴 위안을 찾으려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다산북스) 63p

죽음 때문에 우리들은 삶에 달라붙어야 한다.

그 죽음으로 해서 잃어질 삶이라면, 아니 결정적으로 잃어지게 되어 있는 게 삶이라면 우리들은 한사코 그 삶에 마음을 붙여야 하고 사랑을 붙여야 하는 것이다. 바로 그 죽음 때문에 오히려 우리들은 악착같이 살아야 한느 것이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다산북스) 63p

'사무사책방 시리즈' 책을 받고

좋은 책을 만났다는 설레임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런데 '사무사책방 시리즈'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잡을 줄은 몰랐다.

주제를 보고 읽을 순서를 생각하여 정해놓았다면,

아마도 나는 이 책을 가장 나중에 잡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가장 먼저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읽으며 한장 한장 읽어가는 가운데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죽음'이라는 조금은 어렵고 회피하고 싶은 주제를 중심으로로

굉장히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죽음'하면 연상되는 단어를

에이포 용지 한 쪽에 쓰기도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 책은 이렇게 다양한 소재들을 담아냈다는 것이

읽으며 새삼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전에 앞 부분에도 <로미오와 줄리엣>, <삼국유사> 와 같은 소재들이 언급되었었는데,

오늘은 <인디아나존스>도 나오고 역사적인 내용도 등장한다.

그렇지만 그냥 이곳 저곳 넓게 뻗은 책이 아니다.

푸르름을 자랑하는 큰 나무가 뿌리 또한 깊은 것 처럼

이 책은 다양한 소재들을 다룬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내용도 깊이있다.

또한 '죽음'과 관련된 소재들도 등장하는데

이러한 부분에서 오히려 죽음보다도

더 생소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들에 대해 읽어가게 되었다.

특히 '곡' 굉장히 낯선 주제였다.

'죽음'과 '곡'의 연결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죽음이라는 주제보다도 생각해 본적이 없는 주제였다.

그렇지만 그래서 나는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렵고 생소한 단어는 아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생각해본 적이 없던 것 뿐이었다.

따라서 알고 있는 내용도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그래서 그 모르는 내용에 대해 알아가는 새로움으로

'아, 그렇구나,,' 를 말하며 읽게 되었다.

곡 이전에 '장례'에 대한 주제 였는데

이렇게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에 대해 읽어갈때는 느껴지는

새로움을 알아가는 느낌이 좋다.

'곡'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읽으며 '이것에 대해 이렇게 깊이있게 ?' 라는

물음표가 붙어진 질문을 하기도 하였지만

그래서 '이 책을 더 읽어가야 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

죽음은 삶의 텍스트며 담론에서 어느 경우에나 종지부가 찍히고 나면, 오직 그뿐,

그다음 무의 공간. 무의 텍스추어리티가 있을 뿐이다. 아무것도 없다.

더 이상, 죽음은 인간의 소유가 아니다.

메멘토 모리, 곧 '죽음을 기억하라'라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 그의 뇌리에서 죽음을 몰아내던 자는 죽어서 남들의 뇌리 안에 자리잡을 틈이 없다.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다산북스) 196p

그러나 이와는 달리, 삶이 우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삶/죽음'의 이원론을 전제하게 된다면, 죽음은 이제 바야흐로 그 우월권을 상실하고 있노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필경 죽음이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이원론적 대립의 열세한 처지에 구축되어 있었다고 한다면, 오늘도 그 패러다임은 여전히 지속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이에 비해서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죽음이 삶과의 이원론적 대립에서 우세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이제 바야흐로 그걸 잃어가는 셈이 된다.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다산북스) 1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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