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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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원작! 초판 한정 영화 포스터 특별판!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책 소개와 책 표지의 글들만 읽어도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생겼다.

그리고 초판 한정으로 만나 볼 수 있는

'영화 포스터 특별판'이라서

이 책과의 만남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초판 한정 영화 포스터 특별판'이라는 말이

괜히 따라붙는 것이 ㄴ디ㅏ.

영화의 원작임이 강조되면서도

책이 영화 포스터처럼 깔끔하고

배경 사진이 담긴 엽서처럼 분위기 있었다.


다시 차를 몰며,

그들은 그 사실에 마음을 놓는다.

미국의 마지막 자유 공간으로 주차 구역이 있다는 사실에.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노마드' 최근 이 의미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들었었다.

하지만 내가 알던 의미의 모습과는 달랐다.

계속 입에서 '노마드'라는 말이 맴돌아서

결국 네이버 어학사전에 검색을 해 보았다.

노마드 [프랑스어] nomade 뜻풀이 부

1.

명사 철학 들뢰즈에 의해 철학적 의미를 부여받은 말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바꾸어 나가며 창조적으로 사는 인간형. 또는 여러 학문과 지식의 분야를 넘나들며 새로운 앎을 모색하는 인간형을 이르는 말. ⇒규범 표기는 미확정이다.

네이버 어학사전

어떻게 보면 노마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도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등장하는 노마드들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시작이라고 해야 할지

시작이 시작이 될 수 있는 출발점이ㅏ고 해야 할지 고민이 되지만,

노마드의 시작에는 2007년에서 2009년에 걸쳐 미국에서 일어난

서브 프라임 모가지 사태가 있었다.

(서브 프라임 모가지 사태는 '대침체'로 불린다.)

예전에 초등학교 때쯤인가

의`식`주의 형태 변화에 대해 배운 것 같은데

이제 '주'의 한 형태도 자동차가 등장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쉼 없이 노동하는,

그러나 집 한 채 가질 수 없는 삶에 대하여

그럼에도 꿋꿋이 희망을 그리는

이 시대 노마드들의 이야기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이 책은 어느 상상 속 장면이나

우리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다른 곳의 이야기를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장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도

그럴 수 있냐는 놀람과 같은 낯선 감정이 아니라

우리들 현실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파왔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래, 힘들어'라고 말하며

불행과 슬픔 가운데 무너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힘든 과정이지만 그 가운데 새로운 삶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힘든 현실 가운데 더욱 혼자 살아남기도 힘들것 같지만

그러한 상황을 이겨내며 다른 삶의 모습으로 함께 나아가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따.

또한 그냥 세상 참 힘들다 같은 이야기로 현실을 비추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에서

한 개인의 삶과 세상과의 연결고리,

또 다른 삶의 형태와 모습을 이어가는 여러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현실 가운데 펼쳐진 이야기 임에도

나는 이러한 상황과 현실을 경험하거나 들어본 적이 없기에

그리고 '은퇴'에 대해 고민하는 나이는 아니기에

어쩌면 이런 이유로 이러한 생각을 해본적이 없기에

책을 읽어가면서 조금은 충격적이고 마음 아픈 부분이 있었다.

특히 '엠파이어'와 '캠퍼포스'를 연결지어 말하는 부분에서

나에게는 많이 낯설고 많은 생각이 교차하게 되었다.

엠파이어'가 죽어가고 있다고 표현되는 부분에 앞서

그 일을 회상하며 '아흔 두명의 직원 앞에 서서 '여러분은 더 이상 일자리가 업을 뿐더러

집도 없습ㄴ디ㅏ.'라는 말을 해야 했다'고 말하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기서 39년 7개월 동안 일했습니다. - 단 하루도 결근한 날이 업고, 부상도 당해본 적이 없어요' 라고 말한 사람이 생산 라인을 중단하는 일을 하였을 때

그 과정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이 아팠다.

그 다음에 그 곳에서 들을 수 있는 최악의 소리가 침묵이라는 표현에서

그들의 표정이 보여지고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어서 나온 '캠퍼포스'는

'프레카리아트' (프레카리아트는 낮은 임금을 받고 단기 노동을 하는 임시 노동자에 속하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아마존에서 이 사람들은 '캠퍼포스'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용한 것이었다.

그런데 낮은 임금을 받고 하는 일임에도 2016년에는 지원자가 기록적으로 많아서

노동자를 뽑는 일을 일직 중단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에 온 밥 애퍼리의 "주택 난민이란 난민은 다 모였네!"라는 말로

캠퍼포스의 분위기가 상상이 되었다.

"그러니까, 저는 일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하지만 그 일이라는 게 이렇게 노예 임금을 주는 수준인 거죠."

...

"이게 새로운 은퇴자들의 시대예요."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보장되지 않은 노후.

중산층의 안정 또한 무너지고

은퇴 후의 삶을 좋은 집에 머무르며

편안하게 웃으며 쉬는 것이라는 상상은

정말 상상으로 만 남겨두어야 하는, 현실.

'이게 새로운 은퇴자들의 시대'라는 표현이

특히 현실적인 상황을 그대로 말하는 듯하며

두려우면서도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로 들려왔다.

"그 차를 사지 않았으면 홈리스가 되었을 거예요."

라본은 나중에 내게 말했다. 그는 그 차를 '라밴 2호'라고 이름 붙였다.

그 경험은 라본에게 그토록 두려워하던 H로 시작하는 단어,

'홈리스'와 스친 달갑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다.

노마드 대부분은 그 꼬리표를 마치 전염병인 것처럼 피한다.

그들은 어쨌거나 '하우스리스'다.

'홈리스'는 다른 사람들이다.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알고 다가온 문제이거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편안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노후에 대한 보장이 사라져버리고

가질 수 있는 환상이나 의지할 수 있는 무언가도 없어졌다.

그런데 그런 상황 가운데 무너진 채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그들이기에

그들은 그들 나름으로의 자부심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적 낙인과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하는 원치 않은 선택들이 남아 있다.

'노마드'라는 어학사전 뜻과는 달리

현실에서의 삶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개발하며 창조적으로 사는 인간이라는 의미로서

사전에는 나오지만,

그들의 삶은 자신의 의지대로 변화시키며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풍족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린다가 말한 자족적인 주택인 '어스십'이 더욱 궁금해진다.

쉽지 않은 이 상황과 사회가 해결해주지 않는 사회적 문제 가운데

그들의 방식으로 대안적인 삶의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물음표가 따라 붙지만, 그 과정이 무척 궁금해진다.


집에서 보내는 첫 주가 지나자 혼란은 사라졌다.

그러자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헤일런과 노마드들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나는 다시 길 위로 돌아가고 싶었다.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난 중간에 멈춰버린 프로젝트가 있어요. 내 어스십이죠."

린다가 담담하게 말했다.

"나 한테 장애물이 뭘까요? 자금이죠.

하지만 그게 진짜로 장애물일까요?"

<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집이 없어서

집이 아닌 다른 주거 공간을 택한 사람들로만 한정할 수 없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이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또 다른 주거 형태를 선택했고

그 주거 공간을 이용하여

그들만의 또 다른 삶의 방식과 터전을 만들어 갔다.

책의 뒷부분에 독자들을 위해 린다의 소식을 적어주었다.

린다 메이는 전에 애리조나주 더글러스에 사두었던 2만 제곱미터의 땅을

밴 생활자들의 연대인 '홈스 온 휠스'에 기부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새로 땅을 샀다고 한다.

그러니까 참 이 책이 매력적인 것은

책속에서 나와서 나의 시선이 책의 뒷표지를 바라보고 있다고 해도

이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끝이 끝이 아닌 이야기 ,

그렇기에 더욱 관심이 가고 마음이 가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이 이야기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이 시간의 이야기라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이렇게 세상을 모르고 좁은 시야로서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다른 듯 하지만 공감이 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예상할 수 없었던 삶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번 현재의 나의 삶을 바라본다.

그리고 미래의 나의 삶을 생각해본다.

신기하게도 읽어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문체와 흐름은

무엇인가 그 흐름이 차분하고 담담한 것 같지만

(물론 읽는 이 마다 느껴지는 목소리와 감정이 다르겠지만,)

알 수 없는 공감와 이해, 그리고 용기의 마음이 생긴다.


요즘 '영화화'가 붙은 책에 더 관심이 간다.

그 이유는 같은 책이지만 세 번의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이 들기 때문이다.

먼저 기대감과 궁금증으로 책을 읽어가고

그다음 영화를 통해 책의 내용을 다시 입체적으로 만나며

또 그 영화를 본 후 책을 다시 읽으며

영화화 책의 만남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노마드랜드>는 검색해 보니 개뵹일이 4월 15일로 나온다.

감독상, 작품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한 작품이라서 기대되기도 하고

책으로 읽었던 내용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기대되기도 하고 책으로 읽었다고 해서 영화의 느낌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기대된다. 어떤 면에서는 더 깊이 느껴질 수도 있겠고

어떤 면에서는 또 다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영화화하여 개봉예정에 있는 책을 소개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두근거린다.

영화를 보고 나누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 책을 먼저 읽고 나누는 이야기는 또 다르겠지만

그 많은 이야기들이 이 작품을 더 풍성하고 깊이있게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읽고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저의 주관적인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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