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대한 여덟 가지 답변의 역사
김진엽 지음 / 우리학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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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예술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렇지만 그 질문은 저자가 처음 꺼낸 질문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반복 되어지는 질문이다.

그래서 결국 ‘예술은 무엇인가?’

질문이 등장하니 마치 답이 정해져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질문에 대해 답은 정해 있고 내 생각을 맞춰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만 이 책은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예술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질문이 다시 반복되어진다.

한 가지 질문에 한 가지 답이 나왔는데 다시 같은 질문이 등장한다.

문과적 사고로 감상이나 이해의 폭이 넓은 이들에게 해당하는 내용이 아니라

수학`과학적 사고로 하나의 이론에 대해 그 이론에 반대되는 증거가 등장하는 경우 그 이론이 참이 아니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꼬리에 꼬리를 물며 한줄로서 쭈욱 늘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더 와닿았다.

이 책은 공통적인 사항들과 ‘예술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이 반복되지만 길게 늘이는 것이 아닌

확장적 사고로 뻗어나가는 책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예술 역사를 이해하고 즐기기 위한 기본서라고 생각되어졌다.

‘조금 더 일찍 만났다면 예술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과

생각하는 시선이 조금 더 확장적이고 흥미로웠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다.

 

*들어가는 말 – 퍼즐열기

예술에 대한 내용에 앞서 제목이 ‘퍼즐 열기’라고 되어 있다. 이 표현 또한 흥미롭다.

‘퍼즐을 열다’라는 표현이 바닥에 놓고 조각을 맞추는 퍼즐과는 달리 입체적이고 공간적인 퍼즐로서 느껴진다.

단편적인 퍼즐로서 생각한다면 모양이 정해져 있고 맞추지 않은 채 바닥에 있는 조각들은 미완성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바닥에 놓여진 상태가 아닌 입체적인 상황으로서 바라보면 어떨까?

보이는 시선으로 두지 말고 공중으로 조금씩 올리며 입체적인 상상 가운데 퍼즐을 열었다고 생각해보자.

이전에는 바닥에 어질러져 있는 맞추지 못한 조각인 줄 알았는데 입체적으로 다른 각도와 시선으로 생각해보니 그 조각들이 다른 모양과 형태를 이루고 있을 수도 있고 위로 보는 시각과 아래에서 바라보는 시각아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흥미로울 수 도 있다.

또는 끼워맞춰야만 하는 줄 알았던 판이 바닥이 되고 맞추어지지 않은 조각들이 조형물이 되어 풍격처럼 보여질 수 있다. 어쩌면 맞추어지지 않은 것이 아닌 그 조화로움 자체가 완성일 수도 있다.

이토록 다양한 시각과 조화로움 가운데 퍼즐을 여는 것 자체가 시작이고 끝일 수도 있다.

굳이 판에 맞추어 넣지 않아도 계속 질문하며 자신의 시선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변화시켜갈 수도 있지 않을까?

‘들어가는 말 – 퍼즐 열기’가 저자가 담고자 하는 이야기의 축소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 저자가 열어간 퍼즐 조간들이 궁금했다.

‘모방론 – 표현론 – 형식론 – 예술 정의 불가론 – 제도론 – 다원론 – 진화심리학과 예술 – 경험으로서의 예술’

그리고 ‘그대 곁의 예술’

책의 목차에 의한 구성은

‘들어가는 말, 나가는 날, 8가지의 장’ 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이 8가지의 장이

‘이 이론은 이렇다’ 하고 다음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구성은 아니다.

그럼 아마 단조로운 퍼줄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딱 /딱/ 끊어지지 않는 것이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반복 되어지는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표현론’에서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그림에서 추구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형식론’에서 스스로에게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예술 정의 불가론’에서 놀라며 다시 예술에 대한 나의 생각을 뒤집어 보다가

‘제도론’에서는 시대와 사회를 생각하며 질문에 대한 마침표를 찍는 것 같았다.

그런데 ‘다원론’에서 그 마침표 위에 물결 하나가 그려지고

다시 ‘예술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물결처럼 애게 흘러온다.

‘진화 심리학과 예술’에서는 ‘예술 정의 불가론’에서 했던 고민을 꺼내어 살펴본다.

그리고 ‘경험으로서의 예술’은 나의 삶을 돌아보며 삶과 예술을 이어주는 줄을 그려본다.

그러기에 하나의 이론으로 정의하는 책이 아니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기본 역사 이론을 담고 있으며

그 이론들 사이에서 ‘예술’에 대해 고민하고

이론을 넘어 나의 시각에서 ‘예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나가는 말 – 그대 곁의 예술’에서는

저자가 ‘들어오는 말’에서 열어놓은 퍼즐들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시각에서 이루어진 답변들을

죄다 살펴보겠다고 의욕을 부렸지만, 그것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어 버렸다.

퍼즐을 열고는 마치 명쾌하게 닫을 것처럼 허풍을 떨었지만

그 퍼즐은 닫히지 않는 퍼즐이 되어렸다.

예술은 닫힌 것을 죄다 열어 퍼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라는 옹색한 변명만이 남게 되었다. 선택과 향유는 여러분의 몫이라면서 책임만 전가하게 생겼다.

<예술에 대한 여덟가지 답변의 역사> 김진엽 / 우리학교

그렇지만, 어쩌면 예술은

열어 놓는 것 자체가 시작이자 완성인 퍼즐이 아닐까.

우리의 시각과 시선 안에 가두어 완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선과 시각으로서 다양하게 해석되어지고

마치 펼쳐만 있는 듯이 보이지만 다른 시선에서는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는

그런 퍼즐이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평면의 퍼즐이 아니라

평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입체적이며 시선 안에 있다가도

때로는 내가 예술의 시선 안에 있는 공간적이면서도 다채로운,

그런 질문이 아닐까.

‘예술에 대한 여덟가지 답변의 역사’를 만난 독서시간은,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깊이 있게 해 가는 과정에서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역사적 흐름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도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도 하고 작품과 시대를 생각하며

내 스스로 예술에 대해 고민하고 공감해보는 시간이었다.

‘예술’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고, 예술에 대해 고민하고

이에 대한 감상과 사색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만나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 해보고 질문해 보며

자신만의 답을 또는 자신만의 또 다른 질문을 자유롭게 펼쳐 갔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예술에 대한 질문이 열어 놓은 퍼즐에서 더욱 열어가는 퍼즐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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