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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거울나라의 앨리스 (양장) -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ㅣ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손인혜 옮김 / 더스토리 / 2017년 1월
평점 :
정말 생각만해도 설레이는
'초판본','양장본'
이 두 단어가 함께 들어간 디자인에 우선 감동이다.
그리고 정말 좋아하는 캐릭터 '앨리스!!!'
드디어 읽고 싶었던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패브릭 양장 에디션'으로 읽게 되었다!
아~! 행복해 :)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패브릭 양장 에디션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를 만날 수 있어 정말 즐거웠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는 책으로 읽어보았어도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이제야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이렇게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패브릭 양장 에디션으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즐겁고 행복하다!! (초판본 표지 디장인을 정말 좋아합니다!! 초판본이라는 단어가 주는 가치와 양장에디션의 촉감은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주어서요!! )
책을 만나기 이 전에 2016년에 개봉한 ‘거울나라의 앨리스 (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2016)’ 영화를 보았었다. 그래서 그 내용 스토리로 생각했는데 그 이야기와는 아주 달랐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더욱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를 알아가는 정말 흥미로운 독서였다.
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시작 또한 흥미롭다. 거울이 안개처럼 녹아내린다는 발상은 어떻게 했을까? 그렇게 앨리스는 거울이 녹아 내리는 틈을 타 거울 반대편 세상 ‘거울 나라’로 들어가게 된다!
흥미로운 시작! 그런데 거울 안 ‘거울 나라’에서 펼쳐지는 앨리스의 모험은 더욱 흥미롭다!
살아 있는 꽃들, 앞으로 갈수록 멀어지는 거울나라의 특성, 수첩에 적힌 글씨도 반대이다. 단순히 거울 안에 있는 나라가 아니다. 보통의 상황과는 다른 특성과 상황들이 나타나며 ‘거울 나라 만의 공간’을 재구성한다.
또한 이 이야기는 앨리스가 거울나라 안으로 들어간 다음에 시작된다고 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거울에 들어가기 그 이전의 상황도 유념해서 보아야 한다. 검은 고양이와 하얀 고양이가 앨리스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역할이나 거울로 들어가기 위한 역할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책에 있어서 첫 문장, 그 시작은 아주 중요하다. 처음 읽을 때는 몰랐는데 책을 다 읽고 보니 ‘ 이 책 참 섬세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첫 시작은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 일은 하얀 아기 고양이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전부 검은 아기 고양이의 잘못이었다.’ 이다. 여기서 검은 아기 고양이의 잘못이라는 표현은 사건을 재미있게 표현하고자 적은 정도의 문장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책을 다 읽고 덮으며 느껴지는 데 한번 후루룩 적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구성을 여러 번 고려하고 고려하며 적어진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은 정말 흥미로운 책이 면서 동시에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찬 책이다. 특히 루이스 캐럴의 추상적인 언어와 논리적 표현,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전개되는 시 들은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묘미이다.
자주 영어 발음이 비슷한 단어를 이용하여 말장난을 하는 문장이 나온다. 예를 들어 ‘영어로 아가씨(Miss) 와 빼먹다(miss)의 말음이 같은 것’을 이용한 말장난 등이 나온다. 이 부분은 영어 문장으로 원서로 읽었을 때 그 재미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글로 읽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주 등장하는 만큼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도 빠져서 안 될 언어유희이다. 이런 말장난이라고 표현된 언어유희를 읽다보니 문제적 남자의 ‘이장원’이 생각났다. 정말 좋아하는 방송 <문제적 남자> ! 문제적 남자에서 이장원이 카이스트 문창과 (언어유희를 잘 사용해서) 실력을 뽐내며 순간 순간 말하는 언어유희도 문제적 남자를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오히려 안 하면 아쉽다.) 그 만큼 ‘거울나라 앨리스’를 읽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말장난 들은 내 취향 저격 웃음 코드 이면서도 흥미로움을 더해주는 부분이었다.
논리적인 표현도 많이 나왔다. 특히 이 부분은 ‘트위들덤과 트위들디’를 만나는 과정에서 많이 나왔는데 이런 퀴즈를 좋아하다보니 이 부분도 정말 재미있었다. 가끔 이런 대화를 아이들이 듣고 이해할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나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하지만 그렇지 않아. 절대 아니지.”
트위들 덤이 말했다.
“반대로 만약 그렇다면 그럴 거야.
만약 그랬다면 그랬을 거고.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 거지.
이게 바로 논리라는 거야.”
트위들디가 말했다.
이름도 ‘트위들덤’,‘트위들디’ 정말 했갈린다. 그렇지만 이렇게 둘이 등장해서 한마디 씩 서로 ‘그런 상황’과 ‘반대’를 이야기하는 문장을 읽으며 그 장면을 상상하니 정말 웃겼다.
그리고 이 책에는 ‘시’도 많이 나온다. 이게 ‘시’인가? 싶을 수도 있다. 우리가 알던 시와는 많이 다른다. 또한 앞글자만 따서 말하는 언어들도 나온다. 그런데 앞글자만 따는 것 이상으로 추상적인 언어라고 표현한 이유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생물의 이름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형용사를 이용해 만든 언어들이기 때문이다. 이때도 이런 시도가 있다는 것이 대단히 신기했다.
앨리스의 말대로 이 책에는 시가 자주 등장한다. 아무래도 앨리스를 제외한 거울나라 캐릭터들은 시를 읊는 것이 취미인 것 같다.
그 중에서 ‘트위들디’ 가 읊은 <바다코끼리와 목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체적인 내용은 바다코끼리와 목수가 어린 굴들을 꾀어서 먹어버린다는 것이다.
따라가는 굴을 보며 얘네 이러다 먹히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정말 먹어버린다. 그것도 빵에 버터까지 발라서 같이 먹는다.
그런데 이 시는 단순히 허무맹랑한, 그저 굴이 먹힌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수수께끼이다. 자신이 먹은 굴들을 위해 슬퍼하면서 먹는 바다코끼리, 그리고 아무런 감정이나 미안함없이 먹는 목수. 이 두 캐릭터 중 누가 더 못된 사람일까? 답하기도 정의하기도 어려운 수수께끼. 그리고 이 수수께끼의 진짜 의미가 무엇일지도 고민하게 되었다. 이 둘의 내용을 들으며 앨리스는 둘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한다. “음! 내가 보기에 둘 다 마음에 안 들어!”
<거울나라 앨리스>를 읽는 과정에서 좀 더 스토리의 진행 과정과 흐름을 이해하며 읽기 위해서는 붉은 여왕의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바라본 거울나라의 풍경은 아주 커다란 체스 판과 같았다. 신기한 풍경에 앨리스는 ‘여기가 온 세상이라면, 세상은 누군가가 게임을 하고 있는 아주 커다란 체스판인 거네’ 라고 말한다. 그런데 앨리스는 그 말을 한 후 게임을 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된다.
‘저 게임에 낄 수 있으면 졸이라도 상관없어. 물론 여왕이면 제일 좋지만.’ 그냥 쓰여진 문장이 없다. 그렇게 앨리스는 ‘졸’로 시작해서 ‘여왕’이 되기 위한 게임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의 붉은 여왕의 말을 기억해야 한다. 붉은 여왕은 졸로 시작해서 여왕이 되는 과정을 알려준다. 총 여덟 번재 칸까지 이동하는 것이며 각 칸 마다 누가 있는지도 이야기 해준다. 즉 ‘거울나라 앨리스’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장소와 인물을 순서대로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읽다가 지금 여기는 어디 쯤인지 몇 번째 칸에 있는지 등을 알고 싶다면 이 부분을 다시 살펴보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주는 과정이 친절한 건지 자기 마음대로 인건지 붉은 영왕의 성격도 참 독특하다. 아! 붉은 여왕 뿐 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이야기에 등자하는 많은 인물과 캐릭터들의 성격은 재각각이고 독특하다! 그런데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는 것 같다.
‘졸’에서 시작해 마침 ‘여왕’이 된 앨리스. 그런데 여왕이 되어 즐기는 축제에서 가장 이상한 일들이 벌여진다. 나는 그 중에서 특히 ‘음식이 말하는 것’이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축제인데 음식과 서로 인사를 시키는 붉은 여왕도 이상하고 인사를 했는데 어떻게 먹냐며 치워버린다. 다음에 나온 플럼 푸딩은 앨리스가 인사를 안하고 싶다는데도 굳이 붉은 여왕이 소개를 시키고 치워버린다. 그렇지만지지 않는 앨리스 다시 푸딩을 가져오라고 하는데, 아니 이런 이 푸딩은 잘라도 말을 한다. 놀란 앨리스 그런데 불은 여왕은 푸딩 혼자 말을 하게 두는 건 말도 안돼는 일이라고 한다. 너무 웃긴상황이다. 읽으며 장면이 생각나는데 어이없으면서도 황당하고 황당하면서도 웃겨서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붉은 여왕이 앨리스에게 “넌 스프와 생선요리를 놓쳤어”라고 말했었다. 그렇게 음식과 인사를 하고 음식이 잘려도 말을 하니 그럼 그들은 스프와 생선요리를 어떻게 먹은 것인지 의아하다. 이렇게 독특하고 독특한! 상상할 생각도 못했던 내용들이 있어 스토리의 전개에 놀라고 작가의 상상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뒤에는 ‘작품 해설’이 있다. 이 부분을 그저 넘기지 않기를 권한다. 이 부분을 읽고나니 다시 한번 그 내용들을 확인하고 내가 스쳐지나갔던 내용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과정을 가지고 싶어진다. 그래서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거울나라 앨리스 스토리를 읽는 과정도, 뒤에 있는 작품 해설을 읽는 과정도 즐거웠다.
여기서는 작품에 대한 부분, 작가에 대한 부분, 등장하는 캐릭터에 대한 부분, 그리고 그 캐릭터가 말한 문장에 대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해설이 담겨있다. 여기서 그냥 커다란 계란으로 생각했던 ‘험프티 덤프티’가 원래는 1600년대 영국 내전 당시 사용한 대표의 이름이었다는 것도 알 게 되었다. 처음에는 특이하고 독특하다고 생각한 인물들의 특징과 행동, 그리고 대사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시선으로 생각될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러기에 이 부분을 읽고 다시 돌아보고 생각해는 거울나라 앨리스는 처음 읽을 때도 흥미로웠지만 더욱 그 흥미로움을 더해주었다.
아직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만 알고 있는 분이나, 월트 디즈니의 노랑머리 앨리스만 알고 계신 분이시라면 루이스 캐럴의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