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의 맛 - 교토 잇포도
와타나베 미야코 지음, 송혜진 옮김 / 컴인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그런 적이 있었다. 은근히 현재의 시사적인 문제와 잘 맞아 떨어져서 그 때의 기억이 재미있는 것 같지도 않다.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가기 위해 다례를 매운 적이 있었다. 물론 다례보다는 다도라는 말이 더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편적인 것이 아닐까 싶다. 다례든 다도든 말의 차이만 있을 뿐, 어쨌든 차를 마시는 법 이었다. 일본이 차를 자신들의 문화로만 주장하니, 우리 쪽에서도 뭔가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갑자기 일본으로 가는 친구들을 향해 동아리 선생님들이 다례를 배우라고 이야기 했고, 나와 친구들은 다례를 배웠다.
내가 배운 다례는 선비 다례였다. 물론 다례에 대하여 지식이 풍부하지 못해, 그냥 선비들이 하는 차 마시는 법, 정도로만 짧게 생각을 했었는데, 이름에 ‘선비’라는 이름이 붙어서 였는지, 정말 복잡했다. 차를 차통에 넣는 것부터 시작해서, 뜨거운 물로 우려느는 법, 차를 따르는 법, 순서에 맞게 차를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것 등. 간단한 율동 같아 보이지만 손목의 스냅과, 정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게 상당히 중요한 행위였다. 격식에 맞춰서 차를 마신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그때서야 알았다. 그리고 나는 대략 2주간 배운 다례를 5분 동안 일본에서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끝으로 다례와의 모든 추억이 종료 됐다
이 책 <차의 맛>을 신청한 이유는 그때 미처 알지 못했던 차 마시는 법. 차를 우리는 법, 차의 종류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였다. 흔히 카페에서 마시는 차와 다례를 통해 마시는 차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그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만큼 입 않에 차를 넣었을 때의 맛 또한 다르다. 비록 지금 집에서 먹는 것은 대부분 스틱 커피와 티백 차이지만, 지식만으로도 과거에 대한 회상을 하고 싶다는 소망이 나로 하여금 이 책을 신청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이 책은 우리나라보다 일본의 차 문화와 관련된 것 아니겠는가. 직접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하면, 동양의 차 문화를 이토록 전문적으로 만든 것은 안타깝게도 일본이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일제에 의해 식민지 지배를 당했든, 일본이 정말 차를 대대적으로 하나의 신 문물로서 서양에게 얼마나 잘 소개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나, 어쨌든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것은 일본이 차 문화가 맞다. 그래서 약간... 과거에 대한 회상, 과거에 하지 못했던 차에 대한 공부를 이 책을 통해서 하며 좋았다. 차들이 꽂혀있는 찬장에 이 책을 함께 꽂아 넣으며 쭉~~~ 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