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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 도쿄의 감각을 만들어가는 기획자들의 도쿄 이야기 ㅣ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2
도쿄다반사 지음 / 컴인 / 2019년 6월
평점 :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좋아한다. 흥미로운 부분이 적지 않은 예능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백종원의 힐난 보는 것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예능이다. 어의없게 장사를 하는 집으로 백종원이 찾아가 여러 지적을 한다. 그리고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적발하고, 한 치의 망설임 혹은 낭비없는 비판 등.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잘못을 끄집어 내는 것과 그 비판 내용의 타당성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나로 하여금 프로그램을 끊을 수 없게 한다.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봤을 때, 내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편이 바로 청년몰들이 나왔을 때다. 과거에 해방촌편에 나왔던 원테이블, 대전 청년몰, 최근 여수 청년몰 등. 청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백종원의 여러 모습들은 선배와 후배, 선생과 제자 등 여러 위치에서 외식업을 하는 것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과 현재의 상태를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돈을 낼 때를 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여러 보습들을 백종원은 식당을 계속 배회하며 이야기 해주니 프로그램이 신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단순히 백종원의 잔소리가 오메가에서 아파가 아니다. 프로그램이 가장 큰 장점은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따오자면 골목식당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그들이 어떠한 상태에 있는지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이 장사를 하고 골목상권을 살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은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은 장인의 나라 아닌가. 장인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당신은 “어린 장인”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지 않을까. 그리고 어린 장인이란 말을 형용 모순으로 생각할 수 있을지 또한 모르겠다. 어쨌든 그만큼 일본에 얼니 장인이 없다는 것은 그들 나름의 한 방향으로 수련의 과정을 가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그냥 꿈을 찾기 위해서 가게 하나를 떡 하나 차리는 게 아니다. 충분한 수련 기간, 그리고 열매를 가볍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능력과 실력이 갖추어 졌을 때, 그들의 모습이 100% 발휘된 것을 보여준다. 이 책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은 그런 장인들의 책이다. 다소 젊긴 하지만 이 책을 보는 내내 내가 느꼈던 것은, 단순히 화려함만을 쫓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들의 고집과 축적해 놓은 실력들을 통해서, 자신의 공간 그리고 도쿄라는 도시를 문화의 도시로 바꾸는 사람들 이었다.
물론, 이러한 사람들만이 도쿄의 라이프를 기획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이 정도의 능력을 갖춘 여러 사람들. 즉 축적의 시간을 통해 능력을 기른 사람들이 도쿄라는 도시를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이색적인 도시로 가꾸는게 기여하는 게 아닐까.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도 백종원이 청년들 혹은 장사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하나 있다. 일단 “기본이 돼야 한다!” 혹은 “기본을 먼저 할 수 있어야 한다”이다. 음식의 맛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재료를 써야지 음식에서 벌어지는 여러 스펙타클을 막을 수 있는지 모르는데, 손님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 또한 단순히 청년이라는 나이에 기대어 혹은 얄팍한 신선함만 기대어서는 일본과 같은 묵직한 신선함을 갖고 오랫동안 전통이라 부를 만할 공간과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에게 주는 의미가 참 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