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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빛 ㅣ Dear 그림책
문지나 지음 / 사계절 / 2025년 12월
평점 :
「겨울빛」 (문지나 글그림/사계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

『겨울빛』은 겨울을 한 장면의 사건으로 설명하지 않고
하루의 귀환으로 천천히 데려오는 그림책입니다.
눈이 내리는 밤의 도시는 여백이 먼저 도착하고
그 여백 속에서 사람들의 하루가 고요히 정리됩니다.
이 책은 추위가 만들어 주는 감각의 결을 따라가며
계절이 사람의 마음에 남기는 흔적을 세심하게 포착합니다.

작가는 빛을 주인공으로 세웁니다.
네온과 헤드라이트,
창가에 번지는 불빛과 방 안을 감싸는 온기가
서로 다른 리듬으로 등장하며,
바깥과 안쪽의 세계를 대비합니다.
거리의 빛이 빠르게 스쳐 갈수록 집의 빛은 느리게 머물고
그 속도 차이가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게 합니다.
눈이 쌓일수록 소리는 낮아지고,
색은 정제되며, 자연스레 호흡을 고르게 됩니다.

눈 묻은 신발, 창밖을 스치는 불빛,
잠시 멈춘 시선 같은 사소한 요소들이 모여
집이라는 장소의 의미를 완성합니다.
시점은 높아졌다 낮아지고,
프레임은 멀어졌다 가까워지며,
겨울밤의 시간감을 조율합니다.
눈발의 크기와 밀도 변화는
시간의 속도를 바꾸는 장치처럼 작동하고
그 변화 속에서 계절을 ‘본다’기보다 ‘겪습니다’.
이 책이 건네는 겨울은 차갑지 않고
마음을 가만히 덮어 주는 온기입니다.
『겨울빛』은 하루의 끝에서 집이 무엇인지 보여 줍니다.
오늘 밤의 불빛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이 책은 겨울을 기억하게 합니다.

눈이 내리는 밤,
겨울마다 다시 꺼내 보고 싶어지게 합니다.
#겨울빛 #문지나글그림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