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경청

커다란 경청
김주현 지음, 오승민 그림 / 만만한책방 / 2025년 10월

「커다란 경청」 (김주현 글/오승민 그림/만만한책방)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

『커다란 경청』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 보여 주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마주하고, 이해하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이 이 책의 가장 큰 감동입니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만난 사막여우는

코끼리에게 냉정하게 선을 긋습니다.

크고 낯선 존재가 두려웠던 여우에게

코끼리의 친근한 손길은 오히려 위협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돌멩이와 코끼리는 여우의 두려움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기다리고, 바라보며,

상대의 마음이 열릴 순간을 믿습니다.

겉모습이 낯설다고 피했던 송충이,

말 대신 몸짓으로 표현하는 고양이,

미련 곰탱이라 불리며 오해받았던 곰….

그 누구도 코끼리와 닮지 않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모두 같은 외로움과 소망이 자리합니다.

코끼리는 자신이 알고 있던 방식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았음을 깨닫고,

돌멩이는 말 없이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걸 느낍니다.

서로 다르기에 생기는 오해와 충돌이

결국 이해와 사랑으로 변해 갑니다.

‘듣는 일’을 사랑스럽게 묘사하는 이 책은

경청이 ‘조용히 듣는 태도’에 머물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포근히 안아 주는 행위라고 전해줍니다.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는 건

커다란 포옹과 같다”

돌멩이는 귀가 없지만 누구보다 잘 듣는 친구입니다.

그가 있어 코끼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정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단어들을 차곡차곡 쌓아 갑니다.

관계 속에서 자라나는 언어와 마음의 변화눈

‘친구’의 의미를 새롭게 되묻게 합니다.

『커다란 경청』은

마음이 먼저 닿는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임을 일깨워 줍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귀가 되고,

또 누군가의 돌멩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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