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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한 노예
로버트 라이시 지음, 오성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0월
평점 :
이 책의 원제는 ‘The Futere Of Succes’ 이다. ‘성공의 미래‘인데, 원래 제목보다 역자의 ’부유한 노예‘가 더욱 함축적으로 책의 내용을 잘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이 책의 저자인 로버트 라이시의 약력을 살펴보자. 다트머스 대학 수석 졸업,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예일 법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으로 하루 15시간 이상을 일을 하다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맞아 돌연 사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이 사건은 당시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라이시는 신경제가 현대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그 장단점을 말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 장점보다 인간의 삶, 가치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단점을 집중 조명하였다. 과거보다 더 풍요로운 경제적 삶을 누리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을 해야 하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은 줄어들며, 자신의 삶에 대해 사용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며 살고 싶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그 이유는 지금 신경제라는 시스템이 더 필사적인 삶, 불안감, 빈부격차를 만들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은 어떤 기업이나 개인도 만드는 것이 아니고,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문제로서 변화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책의 차례를 보면 대략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의 판단력을 시험해 보라!
1부 새로운 일
1. 구매자 천국의 시대
2. 혁신의 정신
3. 기크 & 슈링크
4. 이제는 어울리지 않는 신의
5. 과거 고용 방식의 종말
2부 새로운 삶
6. 열심히 일하라는 유혹
7. 자신을 팔아라
8. 줄어든 가족
9. 돈 주고 사야 하는 관심
10. 하나의 상품으로서의 지역 사회
3부 선택
11. 개인의 선택
12. 사회의 선택
1, 2부는 신경제하의 사회를 아주 예리하고 통찰력있게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3부는 이제 그럼 개인 및 사회는 어떻게 이 상황을 변화 시킬수 있을 것인가 하는 내용인데 사회의 변화에 대해 저자가 제시한 것들은 많은 이해 관계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실현 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개인의 변화는 자신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무리는 없지만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스티븐코비의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와 하이럼 스미스의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 등의 책을 읽는게 나을 듯 싶다.
그러나 1, 2부는 읽으면서 감탄했고 공감 갔으며 새로운 통찰력을 얻은 부분이다. 지금으로부터 8년전의 미국 사회상을 묘사했지만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여주고 있다. 신경제로 종속된 사회일수록 저자가 묘사한 사회의 모습과 더욱 유사한데, 우리나라도 그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다.
구매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정보력이 높아져서, 공급자로서는 더욱 혁신을 해야 하며 언제 뒤쳐질지 모르므로 지금 잘되고 있으면 추운 겨울날을 위해 양식을 비축해야 한다. 그러므로 조금도 쉬지않고 일을 해야 하며 직장을 떠나서도 일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됨에 따라 가족의 역할이 줄어들고, 자녀의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더욱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므로 더 많이 일을 해야 한다.
저자가 묘사한 미국 사회에서의 경제력에 따른 사회계층 분류작업 진행은, 한국에서도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다. 자신의 경제수준에 맞는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되고, 빈곤계층은 자연스럽게 한 곳으로 남아있게 된다. 더 좋은 주거환경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이제 경제력이 되면 현재 자신의 처지에서 보다 나은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사하게 된다. 이것은 교육에서도 자연스럽게 적용이 되어 똑똑하고 뛰어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있는 학교와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문제만 일삼는 학생들이 모여있는 학교로 분류된다. 이것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걸러져서 분류가 되는 것이다.
이 방면의 다른 책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고, 저자의 다른 글 또한 읽어보지 못하여 함부로 서평을 남기기에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독서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또 다른 시각과 관찰력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