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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그림으로 읽는 한 점의 인문학 ㅣ 사고뭉치 12
공주형 지음 / 탐 / 2016년 3월
평점 :
고흐, 밀레, 피카소, 마네, 모네, 고갱, 마티스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유명한 작가들과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어보았다. 작품의 배경과 상징에 대한 설명을 보며 ‘아,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었구나!’라며 가벼운 놀라움 내지는 감탄을 한 경우도 많았다.
미술은 아름다움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왔다. 부끄럽게도 초상화는 사진기가 발명되기 이전에 자신의 얼굴을 남기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고 풍경화나 정물화도 그냥 있는 것을 그림으로 옮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미술 자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미술은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고 문학과 사상, 철학이 담겨져 있고 무엇보다 작가의 숨겨진 의도가 담겨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화가가 그림만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고 종교, 사회문제 등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 《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는 선사 미술, 이집트 미술, 그리스·로마 미술, 중세 미술, 르네상스 미술, 바로크 미술, 로코코 미술, 신고전주의 미술, 낭만주의 미술, 사실주의 미술, 인상주의 미술, 후기 인상주의 미술에 대해 아주 흥미롭게 접근하고 있다.
각각의 시대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작가들의 회화, 조각 등 예술작품을 중심에 두고 그 당시 그 사회의 종교적·문화적 특징, 미술작품이 상징·표방하는 의미와 가치, 작가의 인생 등이 아주 재미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중학생 딸내미가 재미있게 보면서 “여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도 많이 나와요.”라며 흥미로워 한다. 몇 권의 미술관련 책을 읽어본 나에게도 책의 내용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진심으로 ‘볼 맛’이 난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촉감이 좋고 ‘다음 장에는 어떤 미술작품이 나올까?’라는 기대를 가지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작품을 감상하기에도, 작품을 이해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퀴즈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참가자들이 가장 당혹스러워 하는 분야는 예술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 음악과 미술 문제가 나오면 대부분의 참가자들의 눈에서 동요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정독하고 잘 정리하는 미술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 자체는 물론 그 작품을 둘러싼 배경에 대해서도 장황하지 않게 핵심적인 부분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가 딸내미 중간고사여서 잠시 이 책과 분리시켜 두었다. 독서는 아주 권장하지만 시험기간에 아무래도 빠져들 것 같아서이다(그만큼 흥미롭고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말로 이해해 주세요). 시험이 끝나면 며칠의 자유시간이 있을 텐데 그 때 함께 이 책을 읽고 겨루기(퀴즈)를 한 번 해보아야겠다.
《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계사를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특히 많은 네덜란드 미술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새삼 그 나라의 전성기에 놀랐다. 후원자들과 작가들의 관계, 종교가 어떻게 예술을 강제(?) 했는지,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들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