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상의 역사 - 마키아벨리에서 롤스까지
사카모토 다쓰야 지음, 최연희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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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보고 싶었는데 신간의 제목을 보고는 내게 딱 필요한 책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5년의 강의를 거쳐 나온 책이라는 소개를 보았다. 읽기 쉽고 이해도 잘 되게끔 구성하고 정리해준 책이라는 소감이다.

잘 쓰지 않는 표현인 '사회사상'의 역사를 짚어보겠다는 제목인 만큼, '사회사상'이 무엇인지 정의하면서 시작하는 점에서 훌륭하다. 후에 이어지는 내용은 마키아벨리의 사상부터 시작해 루소, 스미스, 마르크스와 밀 등을 거쳐 현대의 자유와 공공을 이야기하고 마무리 짓는다.

각 장이 해당 사회사상이 나오기까지의 간략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지식이 얕은 나로서는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였다. 엉망이 된 교육과정 속에서 세계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이과는 공감하시겠죠,, 중2가 마지막임) 거기에 게으름이 더해져 여태 손 놓고 있었더니 깊이 있는 사회학 책 읽기가 어려웠다. 책의 내용을 70%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었고, 책마다의 내용이 흐름으로 엮이지 못한 채 단편적 정보로 남았다. 그래서 역사를 담았다는 이 책이, 문맥 속에서 사상이 어떻게 등장했고 전개되었는지 그리고 후에 나올 사상과 어떤 면에서 비교할 점이 있는지 짚어준다는 점에서 여타 사회학 책과는 구별되는 장점이 있다.

사회사상이라 정의내린 범위에서 사상가의 저작을 다루지만 정치나 경제 등 그의 다른 사상이나 저작을 언급하기도 하고, 또 그 시기 다른 사람과 책을 언급하기도 한다. 나는 앞으로 읽어갈 그 책들을 여기 한 곳에 정리하고 사회사상사의 큰 흐름을 머릿속에서 유지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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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그러진 만화 1 - 망그러진 곰과 햄터의 귀염뽀짝 일상다반사! 망그러진 만화 1
유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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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우면서도 의미를 담은 망그러진 곰 만화가 책으로 나와 반갑게 읽어보았다 :)
아주 귀여워....
조금 허술하고 물렁물렁하게 생긴 캐릭터들이 하는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된다. 제일 좋은 부분은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는 점이다 ㅎㅎ
SNS 툰을 보면서 즐기기도 하지만 책으로 엮어 나오니 두었다 힐링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작은 디테일들이 담긴 책이라 모바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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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뤼아르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1
폴 엘뤼아르 지음, 조윤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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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작가의 시집을 오랜만에 읽었다. 영어 시들을 주로 읽었던 것 같은데, 프랑스 작가라서 한국어로 번역된 시구와 함께 불어 원문이 병기되어있다. 이럴 때 나는, 불어 안 배우고 뭐했나 후회가 든다.

작가의 활동 시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을 관통하던 때도 있고 다다이즘을 꽃피우던 시기도 있다. 작품이 풍성하고 방대한 것 같은데, 시대 순으로 분류된 점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적어보자면.
<자유>라는 시는 이전부터 알고 있던 시였는데,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충격이 컸었다. 다시 읽어도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즐겁다. 주변 사람들에게 읽히고 싶은 시다.

미술작가 누구누구에게 쓴 시, 혹은 미술작품을 삽화로 이용하거나 그림이 시와 함께 어우러지도록 했다는 시들이 있다. 미술가들의 작품을 떠올리며 보면 더 흥미롭다. 시인은 이렇게 감상하는구나, 두 개의 작품으로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점이 색달랐다.

마음에 드는 시 중 하나를 골라 필사했다.

너무나도 유명한 시구 "나는 소망한다 / 내게 금지된 것을." 을 알고 있다면, 이 시가 엘뤼아르의 작품이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만한 충분한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세계를 흐름에 따라 보기에 좋은 시 선집이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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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방 - 나를 기다리는 미술
이은화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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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테마로 나누어진 그림들. 시대별 유형별로 나누지 않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와 작품의 의의 등으로 테마를 나누었다. 뮤지엄 스토리텔러인 작가의 장점이 충실히 반영된 책이다. 해설을 읽다보면 그림이 이야기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면서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알던 작품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어 재미있었고, 모르던 작품은 쉬운 설명 덕에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었다.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길지 않은 설명에도 이야깃거리가 많이 담겨있는 듯하다. 평론가들의 글은 그들만의 용어나 생소한 표현이 담기기 때문에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 거부감이 없었다.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소피 칼의 「잘 지내길 바라(Take care of yourself)」. 헤어지는 연인의 상투적인 대사를 유머있게 다루어 의미를 만든 작품이라 재미있었다. 다양한 작품을 다루고 있는 이 책 덕에 접하게 되어서 좋다 :)

일반 상식 선의 미술지식을 가진 사람이, 언젠가 미술관에 가기 전에 읽는다면 더 좋은 관람이 될 것 같은 대중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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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좋아하고 병이 있어 - 병이 망칠 수 없는 내 일상의 웃음에 대하여
신채윤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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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건강한 (편인) 내가 다른 이의 투병 경험이 담긴 글을 읽고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지 조심스럽기도 하다. 어쨌든 상대방으로서, 질환으로 덮일 수 없는 그 사람 본연의 모습으로 그 사람을 대하며, 고통을 표현한다면 잘 들어주는 것 정도이지 않을까.

병을 처음 인지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내면에서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게 당연하다. 글이 간결하고도 솔직해서일까? 내면이 단단해보이는 작가의 앞으로가 위태로워보이지는 않았다. 주관적이겠으나 내 입장에선 충분히 무거워보이는 그 병을 안고도 작가는 하루하루를 충실히 채워나가며 세계를 구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글을 많이 읽고 또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그를 더 옹골지게 만든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쓰는 청년의 작품을 많이 보았고, 이 글과 비교해가며 설명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분명 보수적인 내가 좋게 느껴질 정도로 이 글은 소중한 알맹이가 있다. 문장과 전개를 볼 때 드러나는 경험과 능력이 있다. 인생의 경험이나 절대적인 양의 글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의 글을 다듬으려 노력해본 것, 그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 흠은 아니지만 발견한 특징. 청년작가의 글에는 광범위한 장르의 인용이 많다. 특히 최신작. 그런데서 나이가 드러나는 것 같기도 ㅎㅎ

본인의 고민 끝에 든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은 않는 것, 그 모든 것이 과정이라고 하는 태도가 성숙하다. 나이를 불문하고 근래 많은 에세이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태도라서 참 좋았다.

병이 있는 채로는 행복할 수 없다고 믿거나, 그리고 어쩌면 병이 있는 사람과 그 가족이 행복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 본인의 행운을 특권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태도가 사람들로 하여금 "금방 나을 수 있들거야"라는 식의 상투적인 말을 쉽게 내뱉게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엔 나 말고 내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나 역시 아무리 비슷한 처지의 그 사람을 100% 이해할 수 없다. 가까이 헤아려보려는 마음이 소중할 뿐이다.

고통의 이유가 무엇이든 고통스러운 중에도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병도, 우울도, 가난도, 죄책감도, 그 자체로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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