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수학책 - 재미와 교양이 펑펑 쏟아지는 일상 속 수학 이야기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서현 옮김 / 북라이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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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두고 읽는 니체>,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50부터는 인생관을 바꿔야 산다>를 통해 만난 적이 있는 사이토 다카시 작가님, 재미와 교양이 펑펑 쏟아지는 일상 속 수학 이야기 「세상을 읽는 수학책」을 발간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만난적은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니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분이 풀어내는 일상 속 수학 이야기 역시 니체화 되어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수학의 쓸모에 대해 고민해온 저자님은 많은 사람을 만나며 '수학적 사고'를 활용할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똑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노력을 벡터('방향'과 '크기'양쪽을 포함하는 말)적으로 분해해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것저것 손대며 실력이 답보 상태인 사람이 있는데 이 차이는 바로 '수학적 사고'때문이라고 한다. 대학교에 입학한 시점부터 '수학과 무관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세상을 읽는 수학책」을 집필하셨다고 하는데 수학의 다양한 사고법을 익혀 일상의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에 다가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프롤로그에서 말씀하신다. 에필로그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면 이성적인 토론이 필요하고, 이성을 익히려면 수학적 훈련이 불가결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수학이라는 멋진 사고의 도구가 존재하는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수학적 사고를 충분히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하신다. 


 이 책은 크게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1장 미분, 2장 함수, 3장 좌표, 4장 확률, 5장 집합, 6장 증명, 7장 벡터 이렇게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님이 풀어낸 수학속 니체의 아포리즘을 찾아내는 재미로 책을 읽었다. 

아니나 다를까 미분을 논하면서 '향상심'을 말씀하시는 작가님, 1장 미분에서 미분이란 '순간의 기세',' 접선의 기울기'라고 설명하시며 미분'적'사고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읽어낼 것을 권하시는데  자전거와 생크림의 공통점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생활에서 자전거를 탈때는 '탈 줄 모르는 상태'와 '탈 줄 아는 상태' 두 가지뿐이다. 처음 배울 때는 균형을 못 잡고 몇 번이나 넘어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안 넘어진다!'하는 상태가 되고, 그때는 이미 타는 법을 완벽히 익힌 것이다.

자전거 배우기 그래프를 미분하면 기울기가 0인 상태였다가 돌연 기울기가 거의 수직이 되고, 이후에는 다시 기울기가 0인 상태가 쭉 이어진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어느 순간 '양'이 '질'로 바뀌면서 일어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듯 보였어도 쌓아 올린 양이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는 순간, 질로 바뀐다. 나는 이것을 '생크림 이론'이라고 부른다.


운동방정식 F(힘)=m(질량)a(가속도) 의 지혜를 살리자며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고 무엇을 가속시키고 싶은지 생각해보라는 저자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가속도가 없는 사람에게는 '향상심'이 없다.


그저 '어제의 연속'으로 타성에 젖어 오늘을 살 것인가, 향상심을 품고 어제보다 오늘을 가속시킬 것인가? 세상사의 변화를 파악하는 미분 감각이 있다면 그런 일상적인 인사에도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챕터는 함수편이었는데 함수란 관계성에 주목하는 수학적인 사고법이라는 사실,


사람은 모두 타인과 맺는 관계성에 따라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변한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에서 보인 행동만으로 그 사람의 전체 인격을 판단할 수는 없다. 우리는 관계성을 다양하게 만들어 가면서 복잡한 인간관계를 쌓아 올리고 있다. 


미국의 발달 심리학자 에릭슨은 이러한 상호성에 따라 부모와 자식은 저마다 변화한다고 말했다. 아이가 초등학생이면 부모는 '초등학생의 부모'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고등학생의 부모'가 된다. 

그러한 점에서도 우리의 생활은 관계성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관계로 이해하는 관계주의의 관점은 실체가 아니라 변환에 주목하는 f의 개념과 이어져 있다. 


그리고 회사와 나의 'f'의 상성, 조직과 개인의 화학반응, 국가와 종교라는 거대한 'f'와 같은 '스타일(f,일관된 변형작용)'이라는 단어와 '상성'이라는 단어가 공감이 많이 되었다.  


작가의 개성이란 작품의 내용보다 f로 결정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나에게는 니체가 그랬다. 니체의 초고로만 엮은 책을 대학원생 시절에 끊임없이 읽었는데 아무래도 초고다 보니 정돈되지 않은 문장도 제법 있다. 그럼에도 모든 문장에서 니체의 스타일(니체라는 f)을 느낄 수 있어서 니체의 팬은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더욱이 번역된 문장에서도 니체다운 문체가 살아있는 것을 보면 니체의 f는 매우 강력한 변환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니체의 문체는 살아가는 방식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문제를 영어로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스타일이 '함수 f'다.



 3장 좌표편에서는 매사를 판단할 때는 자신의 평가축을 의심하는 자세도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며 평가축을 바꾸면 제3사분면에서 제1사분면으로 점프하기도 한다는 말씀에서 삶의 유연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나에게 맞는 좌표축을 발견하여 내 인생의 가치를 창조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평가는 창조다'라고 말했다. 평가라 하면 보통, 앞서 창조된 예술 작품의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창조된 무언가가 없다면 평가를 내릴 수 없다. 그러나 니체는 평가로 인해 가치가 창조된다고 생각했다. 평가하는 누군가의 눈이 있어야 가치가 생긴다는 뜻이다. 


좌표축을 사용하여 매사를 판단하려면 자신이 준비한 평가축만으로 과연 충분할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한 가지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고 다각도로 평가하려면 다양한 평가축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평가축을 잘못 세우면 엉뚱한 평가를 하게 된다.

자신의 평가축을 고집하는 것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가치관에 얽매이다 또 다른 재미를 놓친다면 아까운 일이다.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내면 일상이 풍부해진다. 


 수학을 어렵게 느끼는 문과생의 한사람으로써 이런 방식의 수학이야기는 신선하고 부담없어 읽는 동안 책장도 술술 넘어가고 참 편안했다. 저자님이 말씀하시는 수학적 사고력을 실생활에 적용하여 나에게 피와 살이되게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풍부한 예시로 설명을 하셨으나 대부분 일본인에 대한 예시여서 그런지 일본문화를 잘 모르는 나로서는 직접적으로 확 와닿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에 철학을 접목하여 일상속 이야기로 풀어내려하신 저자님의 노력이 돋보인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수학적 사고법을 통해 수학적이면서 철학적인 관점에 눈을 뜨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볼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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