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 세 번에 한 번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시 폴록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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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십여년전 나의 대학시절 교양과목에 <노인학 개론>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 당시 나는 아직 나이가 덜 들어서 그랬는지 그닥 관심이 가지 않았더랬다. 그런데 어느새 불혹을 훌쩍 지나 지천명의 나이에 다다른 나에게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제목이 나의 마음에 훅 들어와 버렸다. 지금은 나도 이제 준비를 해야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과 중년이후에 나는 어떻게 성숙한 삶을 살면 좋을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지나 중년에 이른 지금 생애주기 상 곧 노년도 다가올 것을 잘 알고 있어서인지 문득 30년 4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며 80살, 90살이 되어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약 30년간 노인의학 전문의로 일했다는 저자님은 2001년부터는 서머싯 고령 환자 전문 진료소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이 책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는 노인의학 전문의로 지내온 저자의 풍부한 임상 경험을 녹여낸 책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책이라고 한다. 



새로 얻은 이 긴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또는 어떻게 하면 서로 긴밀하고 낙관적이며 공정한 사회를 조성하여 모든 세대가 행복하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성취감을 누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이 책은 내 환자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고령인 사람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운이 좋다면 노인이 될 우리 모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어떻게 나이를 먹는지 내가 배운 것을 설명한다. 

 저자는 우리가 인류 역사에서 더 많은 사람이 아주 오래 살게 되는 시점에 와 있지만 어떻게 나이를 먹는지 제대로 모르며 노쇠라는 큰 문제를 마주할 때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노인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중요한 질문을 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은 우리가 나이를 아주 많이 먹을 때까지 살기 때문에 마주칠 수 있는 중요한 질문을 다룬다. 그 질문이 무엇인지, 그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답은 무엇인지에 관해서 말이다. 어떤 질문들은 무엇 때문에 하기가 어려운지, 이런 질문을 가로막는 장벽을 통과하고 나면 삶이 훨씬 좋아지는 이유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것, 죽음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고령으로 살아가는 동안 생기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 3장.곡선을 사각형으로 만들기 - 멋지게 사는 법 "에 나왔던 '축소된 이환(건강하지 못한 상태)기간' 이야기였다. 어떻게 하면 이 '곡선을 사각형'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하여 소개가 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는데 역시 결론은 운동! 이었다. 



수많은 다른 연구에서 지적하길, 활발하게 움직여서 얻는 혜택은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것 이상이다. 흡연, 음주, 콜레스테롤 합성저해제 복용, 치실 사용 등에 관한 유용한 메시지는 모두 이환 기간을 축소하는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우리가 더 오래 살도록 돕긴 하지만 반드시 우리를 건강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의 기대수명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동시에 그렇게 조금 더 얻은 시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요인은 엉덩이를 떼는 일이다. 운동! 대부분은 그 말을 들으면 안락의자로 깊숙이 파고들고 싶을 테지만, 운동은 가볍게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삶의 마지막을 향해 가면서도 건강하고 독립적으로 지낼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움직이자. 그리고 조금 더 움직이자. 그러면 된다. 


 초고령에도 건강할 뿐 아니라 행복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는 또다른 방법으로는 하루하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걱정을 멈출 것, 미래 계획을 잘 세울 것, 유언을 쓰고, 책상을 정리하고, 생명보험 약관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가족에게 알려줄것, 휴가를 갈 것, 덜하기보다는 더할 것, 새 기술에 지지 않게 노력할 것, 도움을 기꺼이 받을 것, 할 수 없는 일을 인정할 것, 도움을 주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일 것 등이  있다고 저자는 말씀하신다. 


4장에서는 티네티 노인의학 전문의의 다섯 가지 M이 소개되는데 그중에서도 다섯번째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Mind(정신) incl. Dementia(치매), Delirium(섬망), Depression(우울증)

2.Mobility(이동성)

3.Medication(약물치료)

4.Multicomplexity(다중복잡성)

5.What Matters Most(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무엇이 문제인가?'보다는 '무엇이 중요한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 과학으로서 의료가 '무엇을 할지 아는 것'이라면, 예술로서 의료는 '언제 안 할지를 아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은 고칠 필요가 없다. 


어제 진실이었던 것이 내일은 더는 진실이 아닐 수 있으며, 좋은 조언은 시대에 뒤처지는 것이 된다. 나는 생각하려 한다. 무엇이 좋은 정보이고, 어떤 정보를 내 환자와 그 가족이 알아두면 유용할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나이가 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건 사실상 인간이 된다는 것이기도 한데, 그렇다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또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해야한다. 


 의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해서 정말 노화의 종말이 올지 인조인간이 되어 더 건강하게 사는 미래가 올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노년기의 만성질환들이 올 때를 대비해서 지금부터 식이요법도 하고, 건강검진도 정기적으로 하고, 꾸준한 운동 습관도 길러서 노년기에 대한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겠다. 직업이 없어지고,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하고, 나의 노화가 눈으로 더 잘 확인되고 피부로 느껴지는 시기가 올 때 나는 그대로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의학 전문용어가 많고 글밥많은 번역서라 그런지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아 읽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노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아직 나이가 덜 들어서일까 직장업무와 육아의 병행으로 피곤에 지친 중년의 삶을 사는 지금은 사실 누워서 움직일 수 없는 죽음에 가까운 노년의 시기를 상상하는 것이 조금 힘들다. 중년인 지금은 세상의 변화속도를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지만 노년기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때를 대비해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미리 많이해서 노년기에 대한 준비를 차곡차곡 하고 싶은 중년의 분들이라면 이 책과 함께 나이듦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지 않을까 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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