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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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결혼 11년차 주부인 나는 불혹이 훌쩍 지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요리에 있어서 만큼은 여전히 미숙하다. 태어나 한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는 나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늘 누군가가 차려주는 밥을 먹거나 외식을 하며 살고있다. 결혼후에도 친정가까이 살면서 식사는 주로 친정에서 해결하고, 이벤트성 요리는 남편이 종종 해주기에 사실 나는 요리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나는 주로 주변 정리와 설겆이를 한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그리고 내 몸이 나이들어감을 실감하게 되면서 잘 먹는 것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먹는 식재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나와 같은 요리 초보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하며 서평단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의 말을 필두로 일곱개의 챕터로 되어있는데 음식 평론가이자 번역가로 TV에서도 몇 번 본적이 있는 이용재 작가님은 작가의 말에서 무던한 식재료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동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고, 식탁에 흔히 오르는 재료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일상의 최전선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하는 이들에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령을 즐겁게 소개하고 싶었단다. 집에 있어도 회사에 출근해서도 매일 뭐 먹을지 고민하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기대감을 가지며 책을 펼쳤다. 

 캠핑가는 차안에서 읽고 싶은 식재료를 골라가며 편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제일 먼저 읽은 식재료는 우리 가족의 최애 식재료인 고구마이다. 해마다 가을이면 해남에 계신 시어머니께서 택배로 해남 꿀고구마를 보내주시는데 그 맛에 반해 고구마를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 시집와서 해남 고구마를 먹고는 세상에 이런맛이 있다니 하며 감탄을 했더랬다. 회사동료에게 맛보라고 나누어 주었더니 이 맛난 고구마 어디서 살 수 있냐고 구매처를 묻길래 시어머니께 전화해 확인해 보니 베니하루카란다. 그때 처음 베니하루카를 알게 되면서 검색을 했봤더랬는데 이렇게 이용재 작가님의 고구마 이야기에서 만나니 참 반가웠다. 아 해남 꿀고구마 별명이 '이렇게 달수가 없다' 해서 달수였구나 하며 재미지게 읽었다. 다년간 고구마 굽기에 달인이 된 남편이 최근 드디어 고구마 맛있게 굽는 최적의 방법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구우면 맛있단다 ) 을 터득했다며 기뻐하며 말했더랬는데 알고 보니 이 책에 아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여러 유수의 TV 요리 프로그램등을 통해 어설프지만 귀동량으로 들어봤던 요리 용어나 단어들이 책에서는 설명과 함께 등장해서 어렵지만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요리나 식재료 방면에서는 문외한인지라 식재료 사진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지만 마치 소설처럼 묘사가 뛰어나고, 설명이 꼼꼼하여 이해하기 좋았다. 무엇보다 식재료를 의인화하여 표현하시는게 참 맛깔스러웠다.

"토마토는 웬만한 육해공 식재료와 두루두루 어울린다. 일단 감칠맛으로 풍성함을 깔아주고 단맛으로 지루함을 잡아준 다음 신맛으로 표정을 관리하는 원리인데, 야들야들한 흰살생선이면서도 덩치가 큰 대구라면 토마토에 주눅 들지 않는다."

 모르는게 많아서인지 조리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지 살짝 아카데믹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생활에서 늘 접하는 식재료 이야기여서 그런지 부담없이 친근하게 다가왔고, 직접 실생활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샐러드를 참 좋아하는데 내가 즐겨먹는 발사믹 소스가 비네그레트였다는 것도 책을 읽고 알게되어 좋았다. 식재료의 기초 지식을 습득하여 일상의 식탁에 살짝 다양성을 주고싶은 사람이라면 요리에 관해 많은 팁을 제공해주는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오늘브로콜리싱싱한가요#이용재#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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