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피아노 치는 할머니가 될래 - 인생 후반전에 만난 피아노를 향한 세레나데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어릴 적 피아노 배우는 아이가 너무 부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작은 섬에서 피아노 학원은 없었고 어딘가 도시에서 이사 온 이발소집 아들이 있었는데 그 집에 피아노가 있었고 피아노를 배운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시골에서는 못 사는 집도 아니었는데 특별한 학원이 없어서 배우지 못했고 부모님을 떠나서 도시로 유학을 와서는 학과 과목 외에 피아노 학원까지 신경 쓰기에는 보호자로 할머니밖에 없었기에 그냥 잊힌 바램에 불과했다. 그래서 피아노 치는 것은 아직도 내게는 이루지 못한 로망 중 한 가지이다.

악기 한 가지로 내가 원하는 곡을 연주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래서 내 아이들에게 반드시 악기 한 가지는 가르치겠다는 생각으로 피아노를 사고 저학년부터 학원을 보냈으나 이 책의 주인공처럼 고학년이 되고 그만두었다.

피아노를 버리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악기 한 가지를 다루는 것이 나의 정서에 얼마나 좋은 일인지... 아이들은 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겠지..

이 책의 저자인 이나카키 에미코 또한 어머니의 성화에 피아노 학원을 다니다가 중학교 입학과 공부를 핑계로 그만두었다.

50에 퇴직을 하고 피아노에 인생을 건 주인공..

그 과정을 읽어나가면서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고 나의 가슴도 뛰었다. 나도 다시 시작해 볼까?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악보를 익히는 어려운 장면에서 ... 아 지금 본업을 하면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가 [쇼팽] 잡지에 피아노 도전기를 연재하기까지의 우연을 보면서 사람은 정말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주 가는 카페에서 출판사의 회장님을 만나서 피아노도 없이 피아노 도전기를 연재하기로 하고 수업료까지 지원받은 주인공.. 그건 아마도 오랜 바람이 하늘에 닿아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다.

나도 피아노를 배워서 내가 좋아하는 곡을 악보를 보지 않고 멋지게 연주하는 상상을 하곤 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우리가 살면서 힘든 이유는 결국 타인의 평가에 얽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손에 쥐고 있는 지위나 돈을 놓지 못하고 아등바등 살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정말 공감이 되었다.

50에 혼자서 퇴직을 하고 피아노를 배우는 저자의 삶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고 부러웠다.

누구나 로망의 대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로망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또 꿈도 꾸어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