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
도연화 지음 / 부크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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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우리는 행복하기를 바라며 그 행복과 마주하기를 원한다.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행복을 마주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조금 더 즐거움으로 가득하게 되리라는 믿음이 빗어낸 우리의 간절함. 그렇게 우리는 행복하고 싶어 한다. 《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를 읽다 보면 행복은 결국 우리 삶 속에 살아 있고, 그 행복을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르기에 더욱 극적인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수많은 감정을 겪으면서,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무너지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로 인해 마치 자신은 불행한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래서 힘들어하지만 감정은 상황에 따라 바뀌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조금만 빨리 눈치챈다면 너그럽게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너그러운 시선이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시간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람에게 위로받고, 사람에게 상처받는다. 우리가 맺는 수많은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 관계 속에서 온전한 내가 될 수 없다면 그 관계는 나에게 무의미한 것이기에 나를 위해서 끊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관대함으로 나에게도 관대할 수 있다면, 조금 흔들리게 되더라도 그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는 것은 결국 함께 간다는 것이다. 그런 인연과 내가 똑같을 필요는 없다. 서로 다르더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만 있다면 오래도록 유지될 관계로 이어질 것이다.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려다 힘들어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와중에 조화로울 수 있음을 느낀다면 더없이 소중한 인연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사랑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사람에게 상처받더라도 결국 그 상처는 사람에게 치유받는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은 변치 않는 사랑을 만든다.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사랑이 변하여 끝난다고 하더라도 사랑을 했던 그 기억들은 우리가 행복했음을 느끼게 해준다.

《결국 행복은 찾아올 거야》는 우리 삶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힘듦도 결국 행복은 만나러 가는 여정의 한순간임을 보여준다. 그런 여정의 순간을 지나 행복과 마주하게 될 것임을, 그 힘듦을 지나 행복과 마주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위로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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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의 상자
정소연 지음 / 래빗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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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을 맞은 정소연의 소설집 《미정의 상자》

정소연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작년에 읽었던 《앨리스와의 티타임》이었다. SF 소설을 읽기에는 상상력이 부족하지만, 읽는 내내 이런 SF 소설이라면 환영한다는 느낌이었다. 그런 정소연 작가님의 그동안 쓰신 단편소설을 모아서 완성된 《미정의 상자》 속에서 만나게 된 연작 시리즈 '카투케우스 이야기'는 지구가 아닌 다른 항성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상상력을 자극했다.

우주비행사의 꿈을 꾸고 있지만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거두알로 이사를 가야 했다. 자신의 꿈이나 미래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동생의 병이 미웠을 지후의 마음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어느 누구보다 우수한 성적을 보이던 수미가 시험에 떨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남자친구 형진은 자신도 수미처럼 떨어지게 될까 봐 두려웠다. 그랬던 형진은 시험에 합격하여 우주비행사가 되어 우주로 비행을 떠났지만, 수미는 연구 개발부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렇게 제대로 된 이별도 없이 흐지부지 헤어지게 된 이별 후 알게 된 이야기는 수미에게 그동안 안고 있었던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들 속에는 우리가 겪어온 코로나 시대가 반영되어 있었다. 우리가 살아온 시간에 정소연 작가님의 상상력이 만나 새로운 세계로 탄생하였다. 공부를 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났던 남희의 죽음이 가져다주는 비명 같은 기억이 고통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그리고 단편소설집의 표제작인 <미정의 상자>에도 코로나는 등장한다. 미정이 함께 일하던 희자의 퇴사로 새롭게 일하게 된 유정과 룸메이트로 함께 살면서 겪는 일들과 함께 시간을 역순으로 전개하여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리고 뒤에 수록된 단편소설 <수진>에서 미정은 다시 등장한다. 미정이 평생 살아오면서 만난 여섯 명의 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름만 같고 모든 것이 달랐던 세 번째 수진과 다르게 네 번째, 다섯 번째 수진은 똑같이 생긴 클론이었다. 클론으로 자신의 삶을 대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 짠하기도 했다.

"한 사람의 마음속이 하나의 우주라는 사실을, 감각적으로 알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띠지에 적혀있던 구병모 작가님의 추천사처럼 내 안에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수많은 우주와 만나는 기분이었던 시간을 가지게 해준 《미정의 상자》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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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울의 내가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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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너무나도 낯선 현호정의 작품세계를 만나다

익숙한 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것도 즐겁지만, 때로는 낯선 작가님의 작품을 마주하는 것 또한 즐겁다. 알 수 없는 그들의 작품세계로 빠져들어 익숙함과 다른 괴리감을 느끼는 것 또한 반갑다. 그런 기분을 《한 방울의 내가》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일곱 편의 단편들과 함께 작가의 말, 그리고 부록으로 수록된 희곡까지 만나며 나도 모르게 우울함을 느꼈다. 글에서 오는 우울감으로 단편들을 읽어나가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현호정 작가님의 작품은 마치 나를 알 수 없는 터널 속으로 밀어 넣는 기분이었다. 라즈베리 나무에 부루라는 이름을 붙여두고 그 나무에 물을 주는 행위, 단순히 물이 아닌 피가 섞인 그 물만을 먹고 자라는 부루. 화분에서 빠져나와 어느새 피의 향기에 이끌려가는 듯한 모습은 조금 무섭기도 했다. 꿈속에서 반복되는 연필 샌드위치를 먹어야 하는 상상 속의 이야기는 거부감보다는 빠져들게 만들기도 했다.

이 소설집의 표제작인 <한 방울의 내가>를 읽으면서 왜 제목으로 해두었는지 이해가 갔다. 다른 작품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그리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한 방울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서 증발해서 하늘로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것과 비슷했다. 단지 그 시작점이 하늘에서 내린 비가 아닌 메이의 눈물이라는 사실만을 달랐다. 메이의 눈물에서 시작한 그 한 방울은 메이에게서 멀어졌지만 메이를 그리워한다. 메이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메이에게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 한 방울은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렇게 단편소설로 읽었던 이야기가 희곡으로 바뀌어 있는 글을 읽게 되니 또 다른 느낌을 안겨주었다. 메이의 눈물이 주인공이 되어 그려지는 모습들을 보면서 희곡으로 꾸며질 모습을 상상하게 되기도 했다. 다소 낯설게 느껴졌던 현호정 작가님의 소설집을 읽고 나니 다른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다른 작품 속에서 보여줄 작가님의 매력 또한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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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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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볼 다섯 이야기

오랜만에 읽게 된 다정하면서도 따스한 이금이 작가님의 동화 《건조주의보》를 만났다. 학습만화가 좋은 아이도 재밌다고 이야기해 줘서 더욱 기대되어 읽어나간 이야기 속에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했다.

건조증에 걸린 세 식구와 다르게 아무런 건조함도 느끼지 못하는 건우. 세 식구들의 단란한 저녁식사 이야기에 마치 투명 인간처럼 잊히게 될까 봐 걱정스럽다. 그런 건우에게 자신의 마음도 모른다며 마음이 건조하다고 이야기하는 아윤에게 건조증에 걸린 거 알려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건우.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눈치 보이지만 가족이기에 '건조증'에까지 묶이고 싶어지는 건우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던 <건조주의보>였다.

좋아하는 우주에게 남들과 다른 초콜릿을 선물하고 싶었던 지유. 하지만 지유가 가지고 있는 돈은 오백 원짜리 동전 한 개가 전부였다. 영어학원에 가는 길에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를 보면서 짐을 대신 들어드리게 된 지유는 지금의 이런 상황이 깜짝 카메라가 아닐까 기대했지만 지유가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할머니가 건넨 복주머니를 보며 '요술 주머니'를 떠올린 지유. 지유는 요술 주머니를 통해서 무엇을 얻게 될까?

아빠는 한국에 남고, 캐나다로 가게 된 장우네 가족은 반려견인 장군이를 돌보는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캐나다에 머무는 3년간 돌봐줄 사람을 찾던 중 장군이에게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맡기게 된 장우네. 보고 싶으면 보러 와도 된다는 아저씨의 말에 더욱 마음이 놓였던 장우는 할머니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에 한국으로 들어와 아저씨에게 연락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장군이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그렇게 걱정하던 장우는 장군이를 맡긴 곳으로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장군이와 만나지 못한다.

정기적으로 장군이가 먹을 사료를 보냈다는 아빠와 한 번도 찾아가 보지 않았냐며 서운해하는 장우. 그렇게 다시 찾은 곳에서 예기치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장우는 장군이를 데리고 돌아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장우는 그럴 수 없었다. 소중한 장군이와 함께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의지하고 있는 장군이를 뺏어올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게 건네는 작은 애정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사료를 드립니다>였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나가기에도 따스함을 안겨주는 《건조주의보》를 읽었다. 내가 느낀 온기를 다른 독자들도 느끼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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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카페, 카에데안
유리 준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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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반려동물과 마지막으로 단 한 번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을 마주했을 때,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여덟 마리 고양이들이 떠올랐다. 함께 하는 반려동물들, 그들이 사라지는 상실감을 느꼈을 때 나는 어떨까?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마주해야 할 그 상황에서 나도 간절하게 바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묻고 싶을 것 같다. '너희들은 우리와 함께 하는 동안 행복했어?'라고 말이다.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없기에 더욱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카에데안'은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초대장을 받고 들어올 수 있는 이곳에서는 반려동물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황천으로 가기 전의 짧은 시간이지만 반려동물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반려동물의 죽은 영혼만이 들어오는 곳이 아니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던 주인이 먼저 죽었을 때 반려동물을 위해서 카페에 들르기도 한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한 통의 편지, 그 편지와 함께 '카에데안'으로 찾아오는 사람들과 그들의 반려동물의 영혼. 그곳을 찾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떠나보내기 전의 짧은 시간 동안 그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어릴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동생을 위해서 살아가던 남자 도모야와 그가 기르던 몸집이 큰 강아지 에투알의 이야기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남겨진 반려인의 슬픔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겨진 반려동물의 슬픔이 어떤 식으로 느껴질지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더욱 슬픔을 안겨주었다.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는 에투알과 함께 할 수 없으니 미안하다는 도모야. 결국 도모야는 에투알에게 마지막 임무를 맡긴다. 마지막까지 도모야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 동생인 미즈키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음이 느껴졌다.

"사람은 누구라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 설령 괴롭고 슬픈 일이 있었다 해도 말이다." p.37

과거가 아무리 후회뿐이라고 해도 괜찮아. 왜냐면 사람은 후회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니까. 아무리 후회뿐인 인생이었다 해도, 미래에 행복을 품을 수 있어. p.145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에는 동물과 사람의 이별의 순간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속에서 사람들의 상처와 후회를 마주하고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그렇게 건네진 조언들은 마냥 좋은 사람이길 바라고 누군가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아 하던 미노리마저 변화시킨다. 그렇게 변화된 미노리를 응원하며, 《기적의 카페, 카에데안》을 읽으면서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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