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문학의 즐거움 44
우현옥 지음, 흩날린 그림 / 개암나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책의 표지에서부터 향수라는 말이 느껴진다. 내 나이가 많은건 아닐지라도 어린시절의 추억과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펼쳐들게 된 책이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은 우리에게는 향수를, 자라날 아이에게는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들려줄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사랑이는 이런 좋은 경험들이 자신의 추억이 되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문득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의 추억이 떠올랐다. 대나무를 이용해서 커다랗게 달집을 짓고 헌 옷가지들을 달집에 넣어서 태우면서 액운을 없애는 일이나 깡통에 불씨를 휙휙 돌리는 쥐불놀이. 어릴때는 쥐불놀이를 하면서 논두렁을 태우는 용도였는데, 지금은 작은 불씨도 큰 불이 되기에 쥐불놀이는 물론 달집태우기도 각자 집에서 하던 것을 마을에서 단체로 크게 지어놓고 하는 것을 보면 우리 아기가 컸을때도 쥐불놀이나 달집짓기를 하고 있을지 걱정이다. 전통놀이가 우리 곁에서 사라진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봉희의 아버지는 일명 "똥장군"으로 불리면서 똥지게를 짊어지고 일을 한다. 그래서인지 종종 상구는 봉희에게서 냄새가 난다고 놀려댄다. 그럴때면 봉희는 너무 화가 나는건 어쩔수 없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는 자고 있는 봉희를 깨워서 일을 조금 도와달라고 한다. 마을의 거름을 퍼서 논밭에 부어서 기름진 땅에서 농사가 잘 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 아버지의 일이며 동네사람들도 그렇게 얘기한다. 아버지를 따라 간곳은 다름 아닌 상구네 집이었다. 상구는 자신을 보더니 놀려대기 시작했고 봉희는 그걸 신경안쓰려고 하면서 아버지가 준 똥바가지로 일을 거들었다. 그러다 얼굴이 간지러우서 긁는다는게 그만 한손으로 바가지를 들고 있다가 똥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그 장면을 놓치지 않고 상구는 놀려댔다. 그게 화가 나서 보리 피리를 만들러갔을때 봉희는 상구의 보리피리에 옻이 옮게 만들어서 골탕을 먹인듯 보였으나 봉희 짓이라는 것을 안 상구 할머니는 화를 내고 봉희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보리를 수확할 때 논 가장자리에 있는 것은 수확하기가 힘들어서 보리 이삭을 주우러 다니던 이야기는 왠지 친근한거 같다. 보리가 아닌 밀을 친구들과 저런 모습으로 구워먹은 적이 있었다. 구워먹은 탓에 시꺼멓게 입 주위로 묻어있는 것을 서로 보고는 깔깔거리면서 웃어대던 때가 떠오른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은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다. 지금은 내가 읽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사랑이도 읽어볼 수 있는 책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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