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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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 제8탄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의 책을 소장하고 있어서인지 새로 출간된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의 표지가 낯설지 않았다. 그동안 보아왔던 표지의 느낌은 그대로 살린 채 새로운 소재들을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의 작품 스타일로 새롭게 탄생했다.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그림에 재주가 있는 도미지로가 이야기꾼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묵화를 그려 '기이한 이야기책'이라고 붙인 오동나무 상자에 봉해 넣는 일을 하고 있다. 세 가지 에피소드는 바로 도미지로에게 누군가가 찾아와 자신이 겪은 기괴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렇기에 도미지로는 제3자가 되어 세 가지 에피소드에 모드 등장한다. 도미지로에게 찾아가 특이한 괴담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어떤 이야기꾼이 찾아올지 따라가보자.

도미지로에게 찾아온 이는 바로 모치타로.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누이를 위해 희생했던 괴이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좋은 혼처자리로 시집을 가게 된 누이가 누군가에 의해 등에 신이 내린 저주를 받게 된다. 그것은 무언가를 먹으려고 할 때마다 저주를 받은 이에게만 등에가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주받은 사람은 어떤 것도 먹을 수 없어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런 누이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모치타로는 누이의 저주를 자신이 가져와 삼키고 가족의 곁을 떠나 길을 헤매다 결국 신들의 도박장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자신이 육묘의 신에게 바쳤던 주사위를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모치타로가 겪은 일을 도미자로에게 들려준다. 너무 괴이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치타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어디선가 등에의 날갯짓이 들릴까 봐 오싹했다.

오토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역시 예사스러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닷가 마을에서 살아온 오토비가 겪은 이야기는 대를 이어 나룻배 사공인 집안의 오누이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질냄비로 인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에피소드인 '주사위와 등에'를 읽지 않았다면 우리나라의 옛날이야기인 우렁 각시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초반 만들어 놓은 분위기는 살가운 우렁각시와는 거리와 멀었다. 질냄비 속에 있는 각시, 그 각시에게 홀린듯한 오토비의 오라비. 과연 그 오라비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되었을지 궁금한 마음을 풀기 위해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읽었다.

그리고 신간의 제목이자 세 번째 에피소드이기도 한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에는 좀비가 등장한다. 그 시대의 말로 표현하자면, '인간이 아닌 자' 들이 등장하여 인간을 자신과 같은 '인간이 아닌 자'로 만들어버린다. '인간이 아닌 자' 들의 등장은 재앙과도 같아서 그 재앙을 막기 위해서 추적하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이 아닌 자'에게 물리면 나도 그와 같은 자가 되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은 올라갔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 만이 구사할 수 있는 좀비물 X 시대소설을 여과 없이 보여준 작품이었다.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 제8탄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를 읽고 나니 앞선 7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미시마야 변조 괴담 시리즈가 10편이라고 하니 남은 2편도 기다려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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