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는 이별이라고 하지만 조금만 천천히, 안녕이라고 말하고 싶어 이별에 익숙한 사람은 없겠죠? 아이가 누군가의 죽음을 겪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조차도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려왔다. 오랜 시간을 알고 지내온 아이의 친구, 아이는 덤덤하게 이야기를 해왔다. 죽음을 느끼기에는 와닿지 않은 슬픔이라 더 무덤덤하게 전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이별을 겪은 아이에게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안녕이라고 말할 때는 반려묘의 죽음으로 인한 이별과 친한 친구의 전학으로 인한 헤어짐을 보여준다. 세 마리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보니 반려묘의 죽음이 더욱 마음 아팠다. 게다가 고양이들이 특히 많이 걸린다는 신부전이라 더 신경이 쓰였다. 반려묘 주리 또한 병원에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유주는 기르고 있는 고양이 몰리가 아파 언니와 동물 병원에 가서 신부전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온다. 토하고 잘 먹지 못하는 몰리에게 간호사인 엄마가 수액을 놓아주어야 하는 상황인 몰리. 그런 몰리를 보면서 유주는 너무 신경이 쓰인다. 그 이야기를 친구인 재이에게 했더니 자신의 엄마도 오랜 시간 아파다 죽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 이야기에 더 마음이 아픈 유주는 방과 후에 재이와 노는 대신 몰리 곁을 지킨다. 엄마와 할머니는 수액으로 삶을 연명하는 것이 몰리에게 좋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지만 유주와 유주의 언니는 포기해버리는 거냐며 화를 낸다. 몰리에게 자신들이 주사를 놓아줄 거라고까지 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의 마음 또한 편하지 않다. 며칠 후 몰리는 잠이 든 채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유주와 언니는 몰리를 마당 한편에 묻어주기로 한다. 반려묘 몰리의 죽음을 보게 된 유주에게 친구인 재이의 전학은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당겨진 전학에 재이는 유주에게 편지를 남기고, 둘은 묻어둔 보물을 찾기 위해 나선다. 몰리의 빈자리를 느끼는 와중에 다른 고양이를 보고 데려오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새로운 고양이가 몰리를 대신할 순 없겠지만 몰리처럼 아이들 곁에서 함께 살아갈 테니 말이다. 살아가면서 반복되는 헤어짐과 만남. 반려묘와의 이별을 조금이라도 천천히 맞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