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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사생활 - 사유하는 에디터 김지수의 도시 힐링 에세이
김지수 지음 / 팜파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3p
밤이면 화려한 네온을 입고 뽐내다가도 새벽이면 부끄럽게 토사물을 부려놓는 도시는 21세기에 가장 고독한 생명체다. 성형외과로 몸을 재조립하고 정신과로 기억을 성형하는 도시, 명품으로 자아를 포장하고 다이어트로 자존을 소비하는 도시, 분노의 대지진에 살이 떨려도 두 손을 붙잡고 아부의 미소를 짓는 도시...... 이 어처구니 없는 철부지가 바로 나였다.
저자는 도시의 정의를 내리며, 그런 도시의 모습이 곧 자신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나또한 도시를 욕한다. 도시안에서 만나는 여러 인간의 형태를 놓고 분노를 표하기도 하며, 도시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구조를 탓하고, 답답한 환경에 숨이 턱턱 막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도시를 뒤로 하고 자연으로 여행을 간다해도 잠시 뿐이다. 난 다시 도시로 돌아올 뿐이다. 공기 좋은 자연에서 잠깐 지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보라고 해봐라. 와이파이 터지지않는 휴대폰은 무용지물이고, 지하에는 흙만 뭍혀있을 뿐 지하철이라는 교통체계가 없어 불편할꺼다. 불꺼진 시골길에선 북적북적 이래저리 사람이 채이는 명동한복판이 생각날지도 모른다.
도시라는 단어는 차갑지만 따뜻한 곳인 거다. 뜨겁지만 시원한 바람이 불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도시란 미워할 수 없는 단어다.
29p
사회심리학에서는 인간을 메이저와 마이너로 분류하기도 한다. 경쾌한 댄스와 슬픈 발라드가 있는 것처럼 사람도 동적인 포지티브 그룹과 정적인 네거티브 그룹이 있다. 메이저 마인드가 과학 세계를, 마이너 마인드가 예술 세계를 이끌게 된다는 논리다. 물론 비즈니스 경제학이나 철학 등은 메이저와 마이너의 경계에 걸쳐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지루하지 않았고, 여러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넘어가기 때문에 그 흐름도 좋았다. 문장 하나하나에 저자의 쿨함과 천재성이 묻어난다. 커리어우먼, 워커홀릭, 워너비라는 단어가 그대로 떠오르는 멋진 여성이다. -그래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깜깜한 도시섬에서 혼자 외로운 불 밝힌채 쓴글이려나-
외로워도 좋다. 지금의 현실이, 환경이 불안해도 좋다. 도시안에서 사는 지금의 삶이 일주일후, 한달후엔 나아질꺼다. 나에게 하는 응원, 너에게 하는 위로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