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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불교와 만나다
유응오 지음 / 아름다운인연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영화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영화를 보면,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인간 본연의 삶을 알 수 가 있고, 내가 느끼지 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나에게는 일종의 '꿈'의 돌파구와도 같은 존재였다. 어린 시절, 비디오를 빌려서 몰래 새벽까지 영화를 보던 시절을 난 잊지 못한다. 그로인해, 배운것이 많다. 그것은 내가 인간이고, 나는 삶을 살아가고... 저 모든것은 가능하다..라는 것이였다.
이 책은 불자인 작가가 영화를 감상하면서 불교 사상과 영화를 교묘하게 접목시켜 풀이를 하고 있다. 불교 사상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아(無我)'나 '일념즉시무량겁(一念卽是無量劫)'과 같은, 사상으로 영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가끔 영화 평론을 써보는 나에겐 아주 참신한 도전이며 흥미로운 과제였다.
어떤 스님이 조주 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뜰 앞의 잣나무니라."
"스님은 경계를 가지고 사람에게 보이지 마십시오"
"나는 경계를 가지고 사람에게 보이지 않노라"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뜰 앞의 잣나무니라"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 즉,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는 냐에 따라 세상이 극락도 될 수 있고, 지옥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항상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도 읊듯, 행복한 생각을 하면, 행복해지고 불행한 생각을 하면 불행해진다 한다. 할수 있다라는 자신감 역시,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묘한 힘이 아니겠는가. 책에서는 이 사상을 내가 가장 으뜸으로 꼽는 영화'인생은 아름다워(로베르토 베니니)'로 면밀히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현세에 살고 있는 자들에게 , 완전히 번뇌와 고통을 참고자 함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바를 알려준다.
진흙 같은 세상에서도 연꽃은 핀다. 하여, 세상은 아름다운 것. 이라 작가는 말한다. 한편의 시와 같은 영화인 '바그다드 카페'와 아직은 접하지 않은 영화 '여인사십','우나기'를 통해서도 독자들에게 불교의 마음을 전한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사랑의 이별,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나비효과(에릭 브레스 J 매키 그루버), 생활의 발견 (홍상수), 색,계(이안) , 화양연화(왕자웨이) 와 같은 영화들을 불교의
윤회전생 설과 같은 사상으로 묶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종교는 윤리학을 빼놓고는 성립할 수 없는 범임에도 이런 영화들을 텍스트로 삼으면서 영화의 미학적 성취감까지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사랑과 인연의 법칙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앞의 영화들을 단순히 애욕적인 영화가 아님을 말해주고 있다.
책을 접함에,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책은 영화를 알고 읽어야지 의미가 있다는 것, (물론 줄거리를 항상 소개해 준다. 하지만. 영화는 줄거리를 듣고 아는 예술이 아니다.) 그리고 불교의 아름다운 사상과 우리 고대 시대의 종교적 사상을 비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나 역시 불자도 아니고 타 종교를 가진 자도 아니지만, 아름 다운 사상에 몰입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