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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쓰기 -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장상용 지음 / 해냄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는, 내가 인문학에 뿌리를 둔, 문화콘텐츠를 공부함에 있어서 큰 공헌을 했다. 스토리까지는 잘 아는데, 그걸 텔링하라는 것은 또 뭐일가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한 관심은 어느덧 나도 시나리오 한 편쯤은 써보는 경험으로 진행중이다. 어릴때 부터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동화 짬뽕하기, 만화 그리기, 애니메이션, 웹툰 등 이것 저것 손도 많이 대어봤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출간 되었다고 하길래 솔깃하여 들쳐보게 되었다. 지금 공부하는 문화에 대한 연구에 잠깐이나마 머리 식힐 타이밍도 주지 않을가 했다.
제목은 상당히 거창한데.. 일단 '전방위 문화기획자'라는 말이 생소하다. 딱히 미시적인 분야를 정해두지 않고도 문화를 기획한다는 것이겠지만, 나도 그런 문화기획자를 추구하다보니 아직 방향성을 뚜렷하게 잡고 있지 않다. 어쨋든 책 안에는 어떤 '문화'를 만다는 데 스토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 스토리는 어떻게 만들고, 구성하고, 느끼게 해야하는가에 대해 적혀있다. 문화 기획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히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라면, 엄청난 예시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보통 문화를 말함에 있어서 기존에 흥행했던 각종 문화 결과물들을 활용하게 된다. 어떤 만화,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등이.. 이러 이렇게 적용되었다라는 식이다. 이 책도 그 부분이 참 풍성하다. 저자가 일간지 문화레저부 출신이어서 그런지 방대한 작품 경험은 눈여겨 볼만 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뻔한 내용들이 많거나, 전부 예시화 되었다는 점이다. 특별히 콕 찝을 만한 구체적인 스토리텔링 기법들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다.
대세는 대세이지만, 또 깊이 있게 들어가다보면 철학적, 역사적, 미학적인 것들로 스토리텔링을 말하기도 한다. 단순히 '관객들의 시선을 끄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하기엔 우리 '인간'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캐릭터 설정할때에는 경쟁자가 있어야 하고, 사건의 긴장과 이완을 적당히 반복하는 게 좋고, 심리 표현을 이미지로 하면 좋다는 등의 스킬이 있지만 너무 잘 아는 내용이어서 인지 좀 더 집중적인 설명이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예를 들어, 만화 <오디션>의 전략이 주어야 할 정보는 깨끗하게 주고, 숨길 정보는 끝까지 숨기는 전략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짜보는가' 라는 것이다. 그래도 나름 볼만한 책이니 이쪽을 두루 알고 싶은 사람들에겐 부담없이 읽는 책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