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선호하는 0순위, 자기소개서.이력서 쓰기 새로운 글쓰기의 보고 세상 모든 글쓰기 (랜덤하우스코리아) 5
손언영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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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만의 준비, 알고 쓰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벌써 몇년이 흘렀다. 대학 4학년. 취업을 눈에 앞두고 혼란이 가득했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는지. 또 지금까지 내가 배운것은 무엇인지 갈팡지팡 했다

. 그도 그럴것이, 4학년에 모두들 취업준비 하느라고 바쁜 와중에, 졸업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남들 다가는 대기업을 들어가면 인생이 풀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꽤나 이름 높은 기업에서 다니면 나름 우쭐대는 맛도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는 안중에도 없이, 무작정 대기업 원서를 쓰기 시작했다.


 

결과는 어땠는지 짐작 할 만도 하다. 사전에 준비도 없이, 내가 잘 할 수 있는 직업인지의 판단 여부도 없이 무작정 쓴 덕분에 서류전형에서 줄줄이 낙방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탓하긴 해봤어도, 결국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고 밀어붙이기식의 날밤새기 작성이였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그래서 이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면접관이 선호하는 0순위 자기소개서 이력서 쓰기> 는 제목에  표현된 그대로이다. 한마디로, 자기소개서랑 이력서 잘쓰는 요령을 설명한 책이다. 

 

세상의 모든 글쓰기라는 시리즈의 5번째 권에 해당되는 이 책은 상당히 얇은 두께의 가벼운 책이다. 그래서 부담감은 전혀 없다. 오로지 대기업을 지원하는 신입사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이직도 능력이라고 평하는 경력 지원서도 포함되어 있다. 솔직히 다수의 내용은 자기소개서 쓸때 많이 알고 있던 내용들이다. 목적도 없이 동기를 나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나, 글을 두괄식으로 구성해야 하고, 절대 글씨를 틀려서는 안된다는 것 등이 그러하다. 알면서도 절대 그대로 써지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이력서, 자기소개서가 아니겠는가. 내가 만족하는 글이 아닌, 인사 담당자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으로 포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에서 좋은 점은 쓸데없는 서술이 많지 않고 꼭 필요한 내용만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기 소개서를 쓰기 전에 사전에 준비해야 되는 요령들을 일러주고, 성공적인 자기 소개서를 예로 제시하면서 타당성을 부여한다. 나도 이렇게 쓰고 싶다고!! 라고 연일 외처대었던 나의 취업 전성기 시대를 떠올리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가 없었다. 그래도 앞으로 내가 언제 어디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까먹지 않고 되새김질을 해둬 버려야 겠다. 특히나, 맨 앞에서 설명되어 있던 "기본  스펙"을 맞춰놔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두길. 기본 스펙에 따라 아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읽지 않고 필터링 될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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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스토리텔링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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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 전10권 세트- 개정판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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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S 세트 - 전10권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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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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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사막을 사박사박
기타무라 가오루 지음, 오유아 옮김, 오나리 유코 그림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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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 알렉산드로스 대왕부터 빌 클린턴까지, 세계사를 수놓은 운명적 만남 100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에드윈 무어 지음, 차미례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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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순간에는 위대한 사람들이 존재했다.

 

위인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 당시에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었던 사람들, 또는 그 어느 누구도 쉽게 하지 못했던 용기와  의를 먼저 실천했던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위인들이라 부른다. 많은  위인들에 관한 책을 읽어봤었지만, 그들에 대해 이해하는 데는 부족함이 많았다. 또한 위인들 각자의 훌륭한 역할과 업적을 배운 적은 있었어도, 동시대에 살던 사람들끼리 과연 어떤 일이 있었는가는 알 일이 없었다. 그들의 만남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비롯된 수많은 상상들과 루머들을 한자리에 모아두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그 순간 역사가 움직였다> 이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시대적으로 앞서고자 했던 사람들은 한사람만 존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오바마와 최고의 토크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의 만남이 그러하듯, 이 책은 분야가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의 만남이 몹시 궁금해 하는 독자들을 타깃으로 삼은 역사적 만남 드라마를 집약해 놓은 책이다. 역사라는 말에 솔깃하여 책을 펼치니 궁금해 했던 세계가 한 눈에 펼쳐졌다. 고대 시대부터 현 시대의 조지 부시까지 엄청난 사람들이 등장한다. 거의 200여명의 위인들이 등장하는 독특한 인물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만나서 펼친 에피소드며 그들에 그 당시에 어떤 위치이었는지 간략하게 소개되기 때문에 '상식'으로 공부해두기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사람들부터 하나하나 짚어나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음악가 베토벤과 대문호 괴테가 있다. 둘을 만나게 해준 것은 '베티나 브렌타노'라는 한 여인이었다 하는데, 더 궁금해지는 것은, 이 여인과 친한 건 둘 뿐만이 아니라 나폴레옹도 그녀를 만났을 때 매우 편하고 친숙함을 느꼈다고 한다. 게다가 그녀의 절친한 친구는 칼 마르크스라고 하니, 역사의 숨은 이야기는 뒤지면 뒤질수록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것 같다. 그래서 괴테와 베토벤을 연결해준 '베티나'가 더 궁금해져서 열심히 찾아보기도 했다. 몰랐던 사실들을 알면서 깊숙이 빠지게 되는걸 보니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위인들도 상당수 존재했고, 그들의 만남이 마치 즐거운 소담거리가 되는 것처럼 달콤 쌉싸래했다. 오스카 와일드, 토머스 페인, 존 랭, 리처드 버튼 등 이름만 들어서는 아리송한 사람들이의 에피소드를 펴보면 시대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역사의 문이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상식선에서 읽어두면 좋은 책이지, 어떤 깊이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적어도 그들이 만났을 때 정말로 역사가 움직였던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법하다. 그래도 내게는 마치 미지의 영역을 탐험 것 같은 독서가 되어서 즐거웠다. 시대적으로 나열되어 있지만, 가장 궁금해야 하는 사람들만 골라서 보는 재미도 있다.


인상 깊은 역사 속의 만남에 푹 빠져서 시계를 거슬러 올라갔던 배는 이미 도착해버렸다. 지금도 우리는 역사를 만들고 있고 이름을 남기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해있다. 언젠간 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내가 될 수 도 있다. 이로운 사람들이 많이 남아서 그들과의 만남을 이 책처럼 기록될 그날을 기리며 책을 마쳤다. 우리의 지금 순간과 앞으로의 미래에 이런 역사의 만남들이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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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시에 산다 비온후 도시이야기 2
박훈하 글, 이인미 사진 / 비온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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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도시에 산다, 그러나 이런 느낌을 갖지 못했다

 

스무 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난 정말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도시에서 살게 되었다. 이건 나에게 꿈만 같은 일이였다. 나름 시골스러운 작은 소도시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 이모 따라, 엄마 따라 놀러 온 서울의 모습은 거침없었다. 처음 먹었던 KFC 치킨의 그 크리스피한 맛을 절대 잊지 못했다. 서울은 너무 볼것도 많고, 놀 것도 많고, 살 것도 많은 거대한 놀이동산이었다. 놀이동산 그 표현이 순간 정말 절묘하구나 하고 느껴버렸다. 자고로 사람이 성공하려면 "큰 물" 에서 놀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힘을 불어 일으켰기 때문에 지금 이곳에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 도시에 대해서 '놀이동산' 이외의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엄청나게 다양한 사람들이 즐비하고 하늘 한 번 보기가 힘들며, 에스컬레이터 위라도 무조건 빨리 뛰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의 도시. 그런 게 나의 삶의 터전이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시큰둥해질 무렵 <나는 도시에 산다> 포토 북을 만나게 되었다. 그윽한 흑백의 빛깔이 저 먼 세상에 대한 동경을 칭하는 것 같은 표지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글을 박훈하님이 쓰시고, 사진을 이인미님이 찍으셨다. 둘의 빅 매치가 예상되는 감성 북을 만나보았다.

 

책의 사진들은 모두 흑백이다. 저자들이 부산 토박이임을 가만하여 글과 사진들은 모두 '부산'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우리의 급속한 근대화로부터 탈근대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부산이 갖는 독특한 위상 때문이었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해양, 무역 , 물류 교통 지로써 우리나라 제 2의 거대도시로 성장하였지만 서울에 온갖 기능이 치중되어서 우리나라 저 맨 끝자락에 놓여 모든 것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부산을 가본 경험은 많지 않지만 내가 본 부산은 현대적인 느낌보다는 아직 더 발전해야 할 것이 많은 도시였다.

 

 그 느낌을 참 멋지게도 담아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도시에 살면서 잊고 있던 것들을 찾아주는 기분이랄까. 누가 더러운 하수구에 핀 꽃을 그리워한단 말인가. 누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길을 외워서 다니고 싶어 한단 말인가. 매번 아파트 입구에 오는 후박나무 밑의 과일장수에게 달콤하고 시원한 과일 맛 이상을 기억한단 걸까. 과일 장수 이야기가 나와서 말하는 거지만, 모두가 똑같아지는 세상을 절묘하게 풍자하는 글이 참 시원스럽다. 자신의 고유성을 빨리 버리고 모두들 도시인들 입맛에 맞게 더 풍부하게 맛을 변모해버리는 과일들에게 "지겨워, 맛있는 건" 이란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순간 적으로 건물들도 도시에 맞게 똑같아지고, 아파트도 똑같아지고, 사람들 얼굴마저도 모두 똑같아지는 세상이 무섭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 ? 그 기억들을 뚜렷이 단절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 단층 이라고 말하면서 신경숙님의 "외딴방"을 이야기 한다. 단절이라는 것을 향하여 끊임없이 대화의 물고를 트는 작가의 글 솜씨가 사뭇 부러워졌다.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사진 찍을 맛도 날 것 같은데 란 단편이 뚝 하니 떨어졌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세대 간의 경험 단절을 꼬집는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는 이러지 않았어! " , "내가 신입사원일 때만 해도 당신 같지는 않았네. " 라는 식의 소통. 현재 속에서 영원히 살아감을 우리는 깨닫고 진짜 소통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우리 도시에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거기에 어울리는 사진을 수평으로 뚫여있는 건물 창틀에서 부둣가를 내다보는 풍경으로 잡아냈다. 흠, 너무나도 절묘하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포토 에세이를 접할 때마다 내게 중요한 것은 '포토'가 아니라 '글'이었다. 사진도 물론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사진에 대해서 얼마나 엄청난 글을 토해내느냐가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난 그 마력을 이 책에서 느꼈다. 단 한장의 사진, 한장의 순간 포착에서 절묘하게 현재를 말하고, 도시를 말하며, 미래를 말하는 이 책은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게다가 글이 비단 미학적으로 아름답게만 묘사하지 않았다. 비판할 것은 풍자하듯 꼬집었다. 그것이 난 더욱 마음에 들었다. '오로지 검은 승용차뿐'인 세상에 소리쳐 외치고 싶은 예술가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이 책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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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 진동선의 포토에세이
진동선 지음 / 비온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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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색의 향연, 나도 쿠바가 되어버린다.

 

사람들은 언제나 일탈을 꿈꾼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면 현재의 답답함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 같고, 세상과 타협하지 않은 낯선 아름다움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멀리 푸른빛으로 술렁이는 달콤한 바다의 춤을 보고 싶기도 하고, 그늘진 분홍빛 카페테리아에 앉아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눈웃음을 펴보고 싶기도 하다. 그것이 여행의 참맛이 아닐까. 그런 만남을 찾아 떠나는 여행 책들은 언제나 반갑기 그지없다. 내가 직접 가지 못함을 알고 내 마음을 고스란히 나룻배에 태워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게 해준다. 이번에 만나게 된 책은 여행자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 오히려 다른 것으로 더 유명한 쿠바를 만나는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이었다. 제목에서 느껴져 오는 '일심동체'의 향연이 얼마나 멋질지 기대되었다.

 

틈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훌쩍 여행을 떠났다는 저자이자 사진작가 진동선님은 확실히 사진 분야의 전문가다웠다. 단순히 멋진 사진을 찍는데 그치지 않고 그 사진에 깊은 의미를 두고, 그 안에서 심오한 글들을 뿜어내었다. 어떠한 소설가, 에세이 작가보다도 뛰어난 문체로 나를 당혹스럽게 하였다. 이 책을 보았을 때에는 단지 쿠바를 설명하고, 쿠바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정도로 착각을 했었다. 하지만 책을 펼친 후에 다가오는 시선들과 색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쿠바의 도시 '올드 아바나'와 '트리니다드'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다. 왜 나의 좁다란 지식 창고엔 쿠바란 우리와 야구 한판을 붙는 나라, 체 게바라가 있는 나라, 그리고 공산당이 존재하는 나라인 것만 가득 차 있었는지, 그 창고를 싹 비워야 할 참이었다.

 

특히나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색과 빛에 대한 저자만의 스토리가 아닐까 한다. 쿠바를 이해하고 사랑하려면 쿠바의 색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듯이, 책에 담긴 사진들은 하나같이 완벽한 예술품 같았다. 분명 올드하고 뿌옇고 지저분한 거리와 건물들인 것 같은데, 작가의 사진으로 탄생한 수많은 예술들은 이 세상 그 어디보다도 빛나 보였다. 시간의 바다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과 그 앞에서 사랑을 나누는 연이들과 더 이상 혁명이 없는 혁명 광장들이 근사해 보였다. 원채 세상의 모든 색감들에 민감하게 구는 나로서는 색에 대한 예찬과 색을 보는 그 시선을 닮고 싶었다. 깊은 어둠이 늘 빛나는 햇살로 구원되듯, 세상의 모든 빛과 색을 담아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지금 있는 카메라로는 부족할지 모르겠다. 내게도 사진은 멋쩍은 하나의 취미생활이고, 색은 컬러리스트 자격증을 딸 정도로 집착하는 매개체인 만큼, 나도 쿠바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이 너무 마음에 든다. 다른 어떤 여행의 책보다도 깊이가 있다. 어둠과 밝음이 하염없이 공존하는 아름다움이 서려있다. 그리고 작가의 놀라운 감각이 당혹스러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겉모습만 보고 소홀하게 대했던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으니, 알만 하지 않을까. 한 글자 한 글자 도저히 버릴 것 없는 책, 정말로 흔치 않은 것 같다. 쿠바와 몸을 섞은 감성이란 절묘한 표현이 기막히게 어울리는 책, 그리고 내 가슴을 기어이 울린 책, 이 책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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