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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 -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축구전쟁
한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남자들이 뭉치면 꼭 빠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 중에 바로 한 가지가 이 축구다. 축구도 그냥 축구겠는가? 유럽이나 남미 쪽을 제외하면 그냥 여타 하급 리그들로 분류되기 일쑤다. 이건 실력과 각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네임벨류 때문이겠지만 축구 이야기는 남자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내 주위 그리고 많은 다수의 사람들이 유럽축구리그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마치 자국리그의 선수들을 바라보는 듯한 애정과 동경을 하고 있었다. 난 사실 축구는 국가대표 경기만 챙겨봤지 딱히 특정 리그를 정해두고 관심을 쏟거나 애정을 준적은 없다. 스포츠를 전반적으로 즐기고 좋아하나 발로 하는 스포츠는 풋내기 수준이었음으로.. 이런 내가 축구도 못하고 잘 즐기지도 내가 현재에는 유럽리그에 초석을 닦으며 애정을 쏟기 시작한 유럽리그 애청가가 되었다.
사실 축구를 보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 내 주위 사람들이 열렬한 축구팬들이 많았고, 축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국가대표인 이들 때문이었다. 도대체 축구라는 스포츠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열광을할까?" 단순히 궁금했다. 그래도 간간히 스포츠 채널을 돌리며 유럽리그 경기들을 짤막하게 관전할 때마다 재미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경기력 자체가 타국 리그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달랐고, 축구 흥미가 없는 사람도 흥미를 가질정도의 화려함과 세련미가 있었다고 해야될까? 정도로 생각했다.
그 와중에 엘 클라시코의 모든 것이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유럽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양대산맥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와의 축구 역사. 거이 전쟁이라고 표현할 만큼 기나긴 치열한 경쟁속에서 현재까지도 마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원수들인냥 선수들이나 팬들이나 굉장히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같은 축구 아닌가? 아무리 라이벌이라고 하지만 순수하게 축구의 실력으로만 본다면 속으로는 서로 상대팀을 인정하고 동경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허나 이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이 두팀 간의 전쟁을 방불케하는 경쟁이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각 구단의 경제적인 부분에 의한 경쟁과 정치적 신념의 차이, 종교적인 차이, 민족감정까지 어쩌면 이들이야말로 축구계의 남북한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도 그럴게 110년 가까이나 라이벌 경쟁을 하며, 서로 완전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채 서로 "내가 잘났네, 네가 못났네." 하고 있으니 서로 앙숙을 뛰어넘어 철천지원수와 같은 대립을 할 수 밖에.. 하지만 이들에게는 이럴 권리가 있다. 실력이 있고, 능력이 있고, 특출나니까. 왕좌를 놓고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인정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레알마드리드의 어떤 선수가 이랬다고 한다. 누가 봐도 손가락에 드는 선수들도 레알마드리드 소속이라면 수준이하로 폄하하고 헐 뜯고 심지어 벌레보듯 원수를 대하듯 상대팀 팬들이 대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정은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고... 허나 이말은 이 두팀 사이에선 전혀 나올 수 없는 말이다. 단순히 축구 전쟁이 아니라 대 민족 종교적 정치적 정말 물과 기름같은 존재들이랄까 절대 융합될 수 없는 존재들 말이다.
우리 주변에서 정치권을 봐보자. 여당 야당. 단순히 정치권하나를 놓고 싸우는데도 굉장히 이권이 갈리고 싸움이 잦다. 오죽하면 네티즌들이 국회의원들에게 국K-1이라는 네임까지 선사해줬을까?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자. 기독교, 이슬람교 이 둘은 정말 앙숙. 그 자체이다. 거기에 기독교 같은 경우는 교리적인 부분이 굉장히 엇갈린다. 다만 그 교리를 서로 인정해주기도 하지만 이단이라고 칭하는 일부 '사이비' 종교들은 박멸해야하는 벌레 정도로 취급한다. 이처럼 이렇게 국소적으로 분리된 상황에서도 굉장한 대립각을 나타내는 상황속에서 이 모든 대립각으로 날이 세워져있는 두팀은 정말 어쩔수 없는 숙명적인 경쟁상대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고도 사실 난 이 두팀의 치열한 경쟁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게 당연했다. 이해가 가능한 것이 더 신기한 일일테니... 다만 여러가지 둘레의 문제들을 연관되어 축구까지 이어지는 실타레로 연결되어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됬다. 허나 이러한 부분이 내가 아직 축구에 대해 완전한 지식을 갖추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일 수도 있고, 저들의 감정은 저들의 상황에 놓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기 때문이리라.. 싶었다.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그런 외나무다리에 서있는 역적수준의 관계인 이 두팀이 서로 웃으며 왕좌를 놓고 경쟁할 날이 올까? 라는 세삼스러운 생각을 했다. 만약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축구계에서 마치 전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한이 통일되는 일과 맞먹는 엄청난 역사적 사건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