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은 내게 귀 기울일 때
패트리샤 스페다로 지음, 정지현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3년 5월
평점 :
'등잔 밑이 어둡다' 라는 옛말이 있다. 즉, 사람이 살아가면서 바로 눈앞 그리고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확인하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다소 먼길만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남들보다 앞서가겠답시고, 현재 본인이 가시밭을 걷고 있는지 눈앞에 큰 돌맹이가 있는지 혹은 지뢰가 있는지도 모른 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간과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이렇게 거창하게 많은 사람들을 비약하면서도 필자 또한 다른이들에게 "난 윗 부류에 속하지 않는다." 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 즉, 아무리 인생살이 세상사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본 사람일지라도 그들도 이런 함정속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어쩌면 이것은 인간이기에 겪을 수 밖에 없는 지극히 당연한 섭리와도 같은 것이다.
어느 책에서 이런 글을 본적이 있다. 현대 사람들중에는 '착한 사람 증후군' 에 걸린 사람들이 있다고 말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보다 남들에게 헌신적이며,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타인에게 봉사나 기부 등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주길 바란다는 공통점이 있다. 허나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서도 이들은 간과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기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들을 위해서라면 내 희생을 감뇌하고서라도 타인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겠다는 그 미래지향적인 마인드가 잠식되어 코앞의 것들을 놓치기 일쑤라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좋은 사람 콤플렉스에 빠진 당신이 놓치고 있던 그것. 또 이책의 저자는 말한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마라" 이 문구들은 책을 읽기전부터 묘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마치 영화 예고편에서 톱스타 배우라는 매개체를 앞세워 '극속에서 이 사람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라고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느낌이었달까? 허나 넘겨짚기 좋아하는 필자는 '막상 보면 또 예상했었던 것 중 하나인 뻔한 이야기일까?' 나만의 선견지명이라는 최면속에서 이 책이 강조하는 그 함정 발을 담구고 있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계곡에 놀러가 쉬원한 계곡물에 물담그듯 자연스럽게 말이다.
어떤 일이든 시작 혹은 처음이라는 단계는 없을 수가 없다는 것을 세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책에서 시사하는 바를 해석하는 것도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일 또한 그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이다. 우리는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난 내 자신에게 왜 소홀하고 있었을까?' 또는 '왜 난 내 자신을 존중하는 일을 망각하고 있었을까?' 내용 중간중간 '잘못된 믿음', '진실의 말' 로 나뉘어 소개되는 문구들이 여러차례 등장한다. 그냥 단순히 장과 장사이를 꾸며주는 명언같은 것들과 확연히 달랐다.
이책에서 말하는 잘못된 믿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딴에는 상대방에게 배려한답시고 하는 행위와 말들이 적혀있었다. 물론, 나도 이러고 살았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희망찬 마인드로 생각하고, 베푼다면 이것만큼 좋은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과 말은 당장 굶주린 사람에게 헛배를 채워줄 수 있는 식량이지만 결국 금방 배가 꺼져 더 큰 허기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편견에 익숙해진 습관과 남에게 끌려 다니기에 급급한 나날들이 당신의 열정과 가능성으로 가득한 삶을 가로 막고 있다. '좋은 사람'이 되려는 욕심이 당신을 망치고 있다. 핵심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존중할 때 비로소 가장 위대한 자아 역시 존중할 수 있다. 이로써 삶은 더 풍요로워지고, 당신은 창조적으로 더 많이 베풀고 받을 수 있다.
이 책의 초반부에도 뒷장을 꾸미는 문구에도 윗글이 있다. 윗 내용의 골자는 간추려서 '남에게 베푸는 좋은 사람이 되려거든 내 자신에게 먼저 베풀고, 내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되라' 라는 것 같다. 이 문구가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허나 이것 또한 너무나도 당연한 부분이기에 이 내용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이라 반박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 업에서도 서비스를 해주는 사람의 입장이 풍족하고, 넉넉해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듯 타인에게 베푸는 행위 또한 내 자신이 완전하게 준비가 되어야 더 큰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 단순하게도 "아니 그럼 좋은 사람은 꿈도 꾸지말고, 내 자신을 알라. 너나 잘해라! 라는 것인가?" 라는 삐뚤어진 시선으로 생각하게 됬던 그 넘겨짚음이 잠깐의 생각전환으로 완연하게 새로운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미로웠고, '이제 넘겨짚음과 같은 설레발은 넣어두자' 생각하게 됬던 것 같다. '착한사람 증후군' 혹은 '좋은사람이 되려 애쓰는 사람' 들이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어떤 깨달음이든 그들에게 또 다른 선구안을 선사해줄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