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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빈티지가 좋다 - 빈티지 아티스트 류은영의
류은영 지음 / 미호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항상 새것만이 화사하고 새롭다고 생각해왔다. 필자에겐 기존에 쓰고 있던 것들은 어느정도 사용하고 나면 평범한 것이었고, 내구연수가 지나면 고물상에 버려야할 물건에 불과했다. 허나 몇 년전 티비 프로그램에서 리폼에 관련된 방송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평범한 주부였는데, 온 집안이 리폼을 통해 꾸민 빈티지 물건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화사하고 새롭고, 그 집만의 특색과 매력이 묻어나오는 모습에 머리를 한대 쥐어박힌 느낌에 방송을 보는 내내 감탄만 했었다. 그 때 부터 생각을 고쳐먹게 된 것 같다. 평소에 보이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이나 보잘 것 없어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허나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아무런 경험도 없이 막상 빈티지 리폼을 실현하려고 하니 생각한 것 만큼 구색이 갖춰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운좋게도 '나는 빈티지가 좋다' 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난 이 책을 통해 나의 빈티지관을 새롭게 다져나가고 싶었기에 이책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어찌 됬든 한 걸음 전진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말이다. 이 책은 한가인씨가 추천하는 책이라고 한다. 문득 '연예인들도 빈티지 제품에 관심이 많구나..'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와 같은 사람인데 말이다. 여튼 각설하고 이 책의 저자는 빈티지 아티스트 류은영씨의 작품이라고 한다. 특히 연예인들의 소품이나 이미지 등을 디렉팅하는 작업도 하셨다고 하니 그 안목은 믿어의심치 않으리라 생각했다. 또한 뉴욕이라는 배경에서 펼쳐지는 그녀만의 빈티지의 생활화는 한 대목 한대목 내눈을 번뜩이게 하기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라는 질문에 류은영씨가 한 답변이 문득 떠올랐다.
"저는 어떤 한가지를 좋아하면 오랫동안 그것을 사용하는 편이에요. 일례로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하는 편은 수십년간 같은 브랜드만 썼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 회사가 내가 사용하는 펜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당황했어요. 하지만 바로 방법을 찾았죠. 그 회사에 남아있는 재고를 한꺼번에 사들인 거예요. 전 손에 익숙한 물건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어요." 93p 중
그렇다. 이것은 인간의 당연한 심리일지도 모른다. 필자도 저자와 같은 버릇을 가지고 있다. 꼭 물품이 아니더라도 미용실을 가던 관리실을 가던 항상 애용하던 곳을 찾는다.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경험하는 것은 모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만족할 수 있고, 애착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검증' 된 바에서 우러져나오는 것이니까 말이다. 몸에 익숙한 것은 곧 나에게 혹은 내가 하는 일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는 요인이라 생각한다.
저자 류은영씨는 때로는 미술관과 같이 보고 영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을 통해 빈티지관을 확립했고, 뉴욕과 파리 등의 벼륙시장 등지에서 그 능력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필자도 보름 유로커 생활을 해본적이 있었는데, 그 때 그 고혹적인 유럽의 미(문화, 예술)에 푹빠졌었던 적이 있었다. 짐작컨데, 아마도 뉴욕이나 파리의 고가들은 저자의 창작욕구를 번뜩이게 하기 충분했을 것 같았다. 이책에서 특히 저자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코너도 있었는데, 이부분은 빈티지에 갓 입문한 초보자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궁금하다면 책을 통해 접해보길 권함^^)
처음 빈티지를 접했을 때 새물건과 또 다른 매력에 사로잡혀 이 느낌 하나에 열광하고 관심을 갖게 됬는데, 이 책을 읽고 또한 다시 빈티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니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느낌은 바로 오래된 물건 속에 깃든 추억과 애착 때문이었던 것 같다. 저자도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빈티지의 매력은 오래도니 물건에 어린 추억, 지금은 사라진 것에 대한 그리움, 누군가가 사용했던 아이템을 내가 다시 쓰는 묘한 유대감 같은 것이다." 라고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보잘 것 없어보이는 것들이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사소한 것으로 분류하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허나 조금만 관심을 갖고,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마냥 새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책을 읽고 깨달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