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히스토리 - 제국의 신화와 현실
로드릭 브레이스웨이트 지음, 홍우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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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는 시간이 꽤 많이 소요되었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나라이면서도 중국, 일본 뿐 아니라 동남아 국가보다는 심적으로 먼 느낌이 드는 나라인 관계로 중고등학교 때 배운 세계사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기억은 몇 줄이 전부인 것 같다.

 

그런 심적인 부분과 더불어 인종, 종교, 심지어 국토까지도 인근의 동유럽, 북유럽 심지어 몽골까지의 중앙아시아까지 합쳐졌다 쪼개어지고, 다시 합쳐져서 나누어지는 다양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정해진 국토에서 몇 백년씩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이어온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면이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처음으로 러시아 역사의 처음부터 최근까지를 보는 기회를 가졌지만, 아직도 머리속에서는 말끔히 정리되지는 않고 있다.

더군다나 '표트르' 같이 동일한 명칭을 가진 집권자들이 역사에서 수시로 등장하고 있는 점 또한 나의 머리에 한계를 느끼게 만들곤 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현재의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때문이듯이, 역사 속에서 나오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그리고 폴란드와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들은 현재의 전쟁을 이해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러시아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구성원들과 영토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 지는데, 현재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그리고 러시아 모두 자신들의 기원으로 삼는 곳이 '키예프 루시'라고 한다.

 

키예프 루시는 현재의 스웨덴이 있는 북유럽쪽에서 넘어온 이들은 현지의 소수민족인 슬라브족과 결합되어 만들어졌다고 이야기되고 있으며, 이들은 발트해와 흑해를 잇는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후 우리나라도 그랬듯이 몽골의 침략으로 암울한 시기를 지나고, 이반 대제의 모스크바 대공국을 거쳐 러시아를 유럽의 강국으로 만든 시기인 로마노프 왕조가 이어진다.

 

로마노프 왕조 중 표트르 대제는 적극적인 서구화 개혁과 당시 동북유럽의 최강자였던 스웨덴을 대상으로 하는 북방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발트해의 최강국이자, 동유럽을 대표하는 제국으로 발전한다.

 

이미 이 이전부터 우크라이나는 주권국가가 아닌 러시아의 자치국가 정도로 있었지만, 러시아가 스웨덴으로부터 유럽의 강국자리를 빼앗아 온 폴타바 전쟁에서 스웨덴 편에 서서 독립을 추구했던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영향으로 자치권마저 빼앗기게 된다.

 

그 이후에 러시아는 프랑스와의 나폴레옹전쟁, 세계 제2차대전에서의 독일과의 전쟁 등으로 국가의 존치에 위협을 받았지만, 지형적 영향과 시기적 행운 등으로 국가의 존재를 이어갔다.

 

러시아의 역사에서 이반, 표트르, 레닌, 스탈린 등 최고의 통치자로 이름을 날린 이들이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의 시대에 살았던 국민들과 인근의 자치국가들은 차마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고통이 수반되었다는 것이다. 통치권에 조금이라도 거슬리거나 자신의 집권에 해악을 끼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잔인할 정도의 힘을 사용하여 살해하고, 고문하고, 처참하게 망가뜨렸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다수의 나라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통치자들의 공통된 점이 아닌가 한다.

다만, 러시아에서의 그 규모는 예상보다도 훨씬 더 규모가 상당하여 책을 읽으면서도 조금은 무서운 느낌까지도 와 닿는다.

 

이렇게 흘러온 지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원래부터 가졌던 지역이라는 주장을 한다. 물론, 역사에서 보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워낙 긴 시간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통치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긴시간 동안에도 우크라이나에서는 지속적으로 독립을 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었고, 그 결과로 지금의 우크라이나가 생겼다는 점 또한 역사가 이야기해 주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결국 이긴 나라도, 진 나라도 없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책을 통하여 지금까지는 소홀했지만, 또한, 러시아라는 나라가 당장 우리에게 위협을 가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일본이나 중국처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강국임에는 틀림없다는 점에서 우리가 소홀히 하고 있는 러시아의 역사에 대하여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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