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가 온다
박철홍 지음 / 영림카디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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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앙이 퍼져나갈 때 우리는 심각한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마스크나 감기약 같은 코로나와 직접 관련이 있는 물품은 물론이고,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에서도 생필품 중 일부 품목은 물건이 없어 사지 못하는 경험을 했었다.

 

특히, 수입에 의존하는 생필품은 갑자기 막힌 글로벌 물류 프로세스로 인해 생활의 위협마저 느끼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한 인력부족으로 하역 혹은 선적을 하지 못해 항구 바깥에서 줄지어 서있던 화물선들의 모습을 TV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기억은 글로벌로 영향을 미쳤던 코로나19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상하이봉쇄 등과 더불어 국내에서는 요소수 사태로 인해 화물차들의 운송에 차질이 발생하였을 때도, 화물 혹은 택배관련 노조들의 파업때도 절실히 느끼곤 한다.

 

이렇게 과거에는 우리 실생활에는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물류가 이제는 글로벌 경제에서부터 한 사람의 개인생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해상, 항공 물류 체인에 대한에 이야기를 비롯하여, 전 세계 각국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내 유통혁신과 관련된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해운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 있다.

바로 우리나라 1위 해운사이자, 글로벌 탑5 안에 들었었던 '한진해운'에 대한 우리나라 정부의 대응이었다.

 

아마도 지금의 정부라면 그런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해운업이 국가 경쟁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조금 더 이해했다면, 국가가 짊어지더라도 끌고 나가야 할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한진해운이 살아 남아 지금까지 왔다면 아마도 우리나라의 국제적 역량은 현재보다는 최소한 한단계 이상 올라가 있지 않았을까 한다.

 

어쨌던 이건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의 경쟁력 확보는 다가올 책무로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지만, 각 국은 기업 자체적으로 혹은 정부가 나서서 유통과 물류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그것에 기반하여 다른 나라에서의 유통산업을 하나씩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쿠팡을 비롯하여, 이마트, 롯데, SK, GS리테일, CJ 등 많은 기업들이 유통과 물류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국가간 경쟁에서는 조금씩 뒤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한 예로 대형화되고 있고, 도심 근접화로 가고 있는 물류창고의 자동화와 로봇화에 우리나라의 기술이 사용되기 보다는 중국, 일본, 미국 등의 기술업체가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물류는 이제 단순한 유통 혹은 운송기업의 문제가 아닌 로봇, IT, 자율주행, 빅데이타 등이 연결된 미래 국가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된다는 점에서 민간기업들의 자율적인 경쟁과 투자도 필요하지만, 국가에서 민간과 함께 투자와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과거 한진해운과 같은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민간과 국가가 협업하여 선진물류생태계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 이 책에서 다시 한 번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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