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금 - 성공한 근대화, 실패한 근대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총서 99
김석균 지음 / 예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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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전 세계 경제에서 유럽과 미국 주도의 판도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아시아가 전세계 경제에서 중심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이른면이 있다.

 

과거, 즉 1400년대 이전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아시아의 경제력이 전세계 경제력의 70%이상을 차지하였던 적도 있었다.

 

세계를 주도하던 아시아의 경제력이 1500년대 이후 서양의 경제력에 밀리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그 지위를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그 이유로 해양을 중심으로 한 문호 개방에 대한 다른 정책과 그로 인한 근대화시점의 실기를 꼽고 있다.

 

당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양에서는 대양을 이용한 개해(開海)를 지향했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은 해금(海禁)의 정책을 펼친 결과가 지금의 현상을 만든 것이다.

 

유럽에서는 중세시대 각 나라간 혹은 유럽을 넘어 유럽과 인접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이슬람국가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게 된다.

 

이 때문에 유럽은 피폐해 질 수 밖에 없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유럽이 아닌 아시아로의 항해에 많은 관심과 시간을 가지게 된다.

물론, 향신료를 가지고 오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경제적 관점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국 이것이 유럽 각 국이 세계의 중심으로 올라서게 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특히, 이러한 해양무역을 국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은 국가의 판단에만 기댈 수 밖에 없었던 아시아와는 사뭇 다른 면이 있다.

실제로 영국, 네덜라드, 프랑스 등이 인도나 일본, 중국 등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만든 '동인도회사'도 각 국의 국가조직이 아닌 민간기업이라는 점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동인도회사는 경제권뿐만 아니라, 군사력, 총독 등 식민지 지배권력 임명권 등을 가진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했기 때문에, 아시아의 한 국가를 상대로도 전쟁을 치르며 식민지를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이런 서양의 대항해시대와 개방을 이용한 다양한 산업의 발달과정을 통하여 인도,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은 하나둘씩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등의 식민지로 변해가게 된다.

 

이미 세계의 정세가 변해가는데도 불구하고 동양은 대양으로 눈을 돌리거나 다른 나라의 변화를 외면하고, 철저하게 자국이 망하는 그 날까지 해금정책을 펼쳐나간 것이 결국 서양의 식민지가 되게 되는 이유였다.

 

아시아 국가들이 비슷한 길을 걸었지만, 유독 일본만은 해금정책에서 일찍 벗어나 개화의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면서 그 이후에 세계에서 강국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네덜란드에서 전수받은 화약총 즉, 조총이었고, 이것은 이미 1500년대인 임진왜란에서 사용되게 된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에서 일본의 조총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고, 전쟁에서도 질 위기를 만들었지만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도 개방을 적대시 하면서 결국 청일전쟁과 같이 우리 국토를 외국들의 전쟁터로 내어주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중국은 과거 세계 1위의 경제대국에서 1800년대 후반에는 영국, 프랑스, 미국, 러시아 등의 서양과 일본에게까지 치욕스러운 굴욕을 당하면서 약탈의 대상으로 변모하게 된다.

 

이와같이 지금 현재 동양과 서양의 모습은 해금을 얼마나 오래동안 지속했는지, 그리고 개해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세계에서의 패권을 가진 결과인 것이다.

즉, 세계적인 변화를 누가 먼저 선점하고 이에 맞추어 선도하였는지가 역사적 차이를 만든 것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맺는말로 남기고 있다.

1800년대 후반에 그러했듯이 세계사의 큰 흐름을 선도하려 하지 않고, 고루한 이념과 가치에 얽매어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떤 결과를 우리 후대에게 줄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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