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의 발견 -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장 흥미로운 독 이야기
후나야마 신지 지음, 공영태.나성은 옮김 / 북스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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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9월 7일 영국 런던의 워털루역 옆에 승용차를 세우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소설가는 박쥐우산을 든 두 남자와 스치게 되었는데, 그 때 우산 끝이 그의 허벅지에 맞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남자는 정중하게 사과하고 지나쳤지만, 그 우산에 스친 남자는 그날 밤부터 몸이 불편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불가리아에서 영국으로 망명하여 BBC의 해외부서에서 근무하던 소설가 '마르코프'였는데, 그 날 심하게 토하고 고열로 괴로워하다가 입원하였지만, 나흘째 피를 토하고 사망하게 됩니다.

 

우산과 스친 상처에서는 1.2밀리미터 지름의 금속 구슬이 나왔고, 그 금속 구슬에는 피마자의 종자에서 얻어진 독성이 강한 단백질인 리신이 검출되었습니다.

 

리신은 간장이나 췌장에서 모여서 세포를 파괴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독약입니다.

이를 넣은 금속 구슬을 공기총이나 가스총 같은 장치로 우산에 장착하여 발사했던 겁니다.

 

이처럼 독은 살상용이나 테러용, 혹은 전쟁에서 상대방의 전쟁능력을 급속도로 감퇴시키는 역할을 하는 무서운 물질이지만, 어떻게 이용되는지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합니다.

 

적당히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카페인이 들어가있는 커피나 녹차, 홍차 등도 그 성분이 되는 카페인을 농축하게 되면 범죄에 이용되는 독약이 됩니다.

 

실제로 고농축 카페인을 이용한 살해사건이나 자살사고 등은 심심치 않게 뉴스를 통하여 볼 수 있답니다.

 

또, 우리 인간에게 있어 초콜릿이나 핫초코는 긴장을 풀어주고, 심신을 달래주는 좋은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이에 포함된 테오브로민은 이를 대사하는 속도가 느린 개에게는 치명적인 독약이 되기도 합니다,

 

소형견에게 50그램 정도의 초콜릿을 먹이면 소화 불량이나 탈수 증상, 과도한 흥분 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뇌전증과 같은 발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은 과히 놀라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독은 우리 주변에도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말벌의 벌독이나 살모사 같은 뱀독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즐겨 먹거나 보는 식물들에게도 생각보다 강력한 독들이 많이 있답니다.

 

은행에는 비타민B6의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하는 독소가 있고, 나물로 자주 먹는 고사리에는 100퍼센트 발암 물질인 프타퀼로샤이드라는 화합물이 들어있어 서서히 그 독성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물론, 고사리를 베이킹소다를 넣은 끓는 물에 데친 후 그대로 담가두어 떯은맛을 제거해주면 프타퀼로사이드가 분해된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복어, 흰독말풀, 사리풀, 미치광이풀, 버섯류 등의 동식물뿐 아니라 우리가 관상용으로 많이 보는 은방울꽃, 수선화 등에도 특정 부위에는 독성분이 있어 실제로 사망에 이르는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반면에 이런 독들을 그 독성을 줄여주거나 없애는 처리를 통하여 인간의 질병에 유용한 약으로 탄생시키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독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독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독에 대한 지식을 좀 더 넓게 함유함으로서 독을 인간에게 이롭게 이용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해 보이네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 때 필요한 지혜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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