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업에서의 화두는 친환경, 유기농, 스마트팜 이라는 단어들로 함축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이미 오랜기간 전세계 농업인들에게 숙명의 과제처럼 다가왔던 단어로 느껴진다.
이 책에서는 이른바 '무경운 농법'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고 있다.
무경운 농법은 땅을 갈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을 의미하는 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농사방법이다.
경운 즉, 땅을 갈아엎어서 딱딱해지고, 잡초들로 무성해진 농지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농사의 기본으로 알고 왔던 것이 이미 오래전부터의 관행이자, 상식이기도 하고, 지금도 농사를 시작하는 기본 중의 기본이 바로 경운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경운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땅에 공극(토양 입자 사이의 틈, 즉 공간을 의미하며, 이것이 풍부해야 작물에 산소를 공급하고, 수분을 저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을 충분히 만들어 주고, 토양에 유기물들이 잘 섞이게 하여 땅르 비옥하게 만드며, 잡초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경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냥 딱딱한 콘크리트같은 땅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경운을 한 후에 퇴비 등을 섞고 그리고 농사를 시작하는데, 무경운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경운을 하는 농사보다 보다 더 좋은 결과를 창출한다는 이 책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물론, 무경운이라고 해서 그저 딱딱한 땅이나 잡초만 우거진 곳에 씨를 뿌리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무경운은 여러가지 지피작물(목초나 콩과 식물처럼 토양의 침식을 막기 위해 심는 식물)과 다양한 일년생, 다년생 작물들을 혼합하여 재배함으로서 토양이 가진 원래 그대로의 힘을 키우는 농법이다.
여기에는 질소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는 콩과작물들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제초제, 살충제, 합성비료 등의 화학약품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토양의 회복력을 키우며, 소와 닭 등의 가축방목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농장이 순환하게 만드는 방법을 사용한다.
물론, 지금까지 경운, 화학비료 등에 익숙해진 토양을 하루 아침에 바로 무경운의 친환경자연농법으로 전환시킬 수는 없다.
이 책의 저자도 몇 년간 각종 지피작물들과 두과식물들을 다양하게 재배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정말 자연스러운 농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농법이자 잡초를 억제하고, 굳어진 토양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운농법보다 더욱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무경운농법에 대한 이 책의 이야기는 사뭇 지금의 농사방법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한다.
더욱이 갈수록 친환경, 유기농 등의 단어들이 농업에 요구되는 시기에는 좀더 많은 고찰이 필요해보인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될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