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여기 물 새요! - 누수전문가 이의재의 누수원인부터 법적 분쟁까지
이의재 지음 / 창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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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해서 읽고 리뷰를 쓸려고 하는데 고민이 살짝 생긴다.

이 책의 분류를 어디로 해야 할까?

 

저자가 이야기한 서문에 있듯이 '중개사의 필독서', '건물경영에서 꼭 필요한 지식'이라는 측면에서는 경제경영분야일 듯 한데, 한편으로는 건축공학 혹은 건축과 관련된 현장의 기술적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공학도서이기도 하고, 누수와 관련된 책임소재를 다투는 영역에서는 저자의 전공처럼 법적인 영역으로 보이기도 한다.

 

암튼, 책의 분류는 딱히 어디라고 감히 말하기는 어려우나 우리 실생활에서는 필히 알고 있어야 할 '누수'라는 지식을 다루고 있는 책이기는 하다.

 

건물은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자로 인해, 혹은 오랜기간 사용으로 인한 건축물의 노후로 인해 누수라는 하자가 필연적으로 나오게 된다.

 

누수는 아무리 좋은 집에 살더라도 평생에 한 번쯤은 겪는 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

 

새로 이사한 집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작은방 천정의 벽지가 차츰 젖어오고, 심한 경우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면 느낌이 어떨까?

 

바로 윗 집에 올라가서 큰소리를 치기도 하지만, 그 원인이 환기부족에 의한 결로로 인한 것인지, 배수관의 문제로 인한 누수문제인지 알기까지는 속이 많이 타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만약 배수관 특히 위층과 우리집 사이 중간에 있는 배수관의 문제라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위층에 이야기해도 조치해 주지도 않고, 법적인 조치도 못한 상태로 그저 화를 삼키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이 책에 있는 판례를 하나 보자.

OO아파트 101호에 거주하는 A씨는 위층 201호의 누수로 천장과 가재도구 등이 손상되어 위층에 거주하는 B씨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는 어떨까?

당연히 배상을 받았으리라 생각하지만 A씨는 소송에서 패소했다.

왜냐하면 위층의 B씨는 201호의 임차인이고, 누수의 원인이 201호 바닥에 있는 배관에서의 문제이며, 임차인인 B씨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바닥에 있는 배관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 C씨에게 청구해야 되는 손해배상을 임차인인 B씨에게 청구했기 때문이다.

 

소송을 건물 소유자인 C씨에게 했으면 손해배상이 이루어졌을 내용이지만, 책임소재나 법적 책임을 고려하지 않고 소송을 하는 바람에 소송비용과 시간이 허무하게 허비된 사례이다.

 

법은 냉정하다. 진짜 책임을 져야 될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으면 그냥 지는 것이 법이다.

그런 면에서 누수라는 사소한, 어쩌면 우리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드는 문제도 책임의 주체와 원인을 잘 확인하고 대응해야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사례로 있지만 누수가 바로 위층의 책임만 있는 것은 아니다.

5층에서 누수가 발생했는데, 바로 위층인 6층에서의 문제가 아니고 무려 10층을 넘게 건너뛰어 17층에서의 배관문제가 5층에서 누수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겪게 되는 누수문제!!

흔하지만,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닌만큼 이 책에서 알려주는 누수의 원인과 책임소재 규명방법, 그리고 대응공사 방법 등에 대한 기초 지식은 가지고 대응해야 위의 사례처럼 허무한 소송을 안하게 된다.

 

이 책이 실제의 상황에 많은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냥 일반적인 지식으로만 접해왔던 누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은 읽어보아도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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