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까?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 시도에 대한 응징으로 이야기하지만, 그 이면에 깔려있는 내용을 보면 이른바 '에너지전쟁'에 가까워 보인다.
러시아는 자원강국 특히, 천연가스는 세계 2위의 생산량을 자랑하며, 러시아 수출액의 큰 몫을 차지하는데, 이 중 파이프라인을 통한 유럽으로의 수출이 큰 비중을 점유한다.
기존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여 지나갔지만, 독일로 연결된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 서부 연안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면서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게 되어 있다.
노르트스트림 1에 이어 2 가스관이 2021년 9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공되었고, 이를 개통한다면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파이프라인을 통하여 대항이 가능하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항할 길이 없어지거나 축소되게 된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횡포에 대응하여 나토에의 가입을 희망해 왔던 것이다.
러시아는 노르트스트림2가 완공되자 마자 그 다음달인 2021년 10월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에 병력을 집결시킨 후 결국 침공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은 왜 노르트스트림1,2의 건설을 강행했고, 미국은 이런 러시아의 침략전쟁을 염두에 두고 노르트스트림1, 2의 건설을 반대한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은 모두 에너지의 힘이라고 보인다.
유럽 특히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심한 나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직접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으로 천연가스를 받게 되면 그만큼 에너지비용이 큰 폭으로 절감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면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면에는 미국산 원유와 셰일가스 등의 입지 또한 좁아지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반대를 한 것이다.
결국은 러시아도, 독일도, 미국도, 우크라이나도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미국이 중동국가들에 대하여 그 역할을 차츰 줄이고 있는 느낌이 있을 것이다.
과거 중동에서 미국이 강력한 군사력을 발휘해 왔던 것은 중동지역이 제1의 산유국가들로서 위세를 떨칠 때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강력한 미국의 우방을 둠으로서 안정적인 원유의 수급을 확보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반면에 지금은 셰일오일의 덕분으로 제1의 산유국이 바로 미국 자신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중동에 자신의 군인들을 희생하면서 군사력을 발휘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 철수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라는 것은 이제 세계의 패권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요건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원유나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자원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여 성장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재생에너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을 그렇게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전체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은 전세계 평균인 28.6%에 턱없이 부족한 7.2%밖에 되지 않고, 재생에너지를 만들기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한 국토의 면적 또한 매우 작아 수력, 풍력, 태양열 등에 기대어 다른 나라들처럼 에너지를 확보하기는 쉬워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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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에너지가 세계 각 나라에서 어떠한 형태로 영향력을 주고 있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서 그 중요성에 대하여 조목조목 다루고 있다.
또한, 최근 우리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소가 에너지원 및 에너지저장매체로서의 성공할 가능성과 해결해야 될 이슈들에 대하여도 다른나라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한 에너지 환경에 있는 일본의 준비와 비교해 보는 내용도 관심있게 읽어볼 만하다.
에너지는 국가경쟁력에 있어 앞으로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갈 것이고, 특히 세계적인 탄소중립정책에 맞추어 원자력을 포함하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 명백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러가지 시사점을 우리에게 남겨주는 책으로 보이며, 에너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구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여러 분야를 세밀하게 조망해 주고 있다고 보인다.
꼭 에너지 분야에서의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그런 책이라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