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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하는 이유 - 사회심리학이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개소리 탐지의 정석
존 페트로첼리 지음, 안기순 옮김 / 오월구일 / 2021년 12월
평점 :
와인 전문가 54명에게 와인 두 잔을 시음하게 하고 어떤 맛인지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두 잔은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이었다.
전문가들은 "레드"와인에 대하여 다양한 언어로 잼 같다거나 "으깬 붉은 색 과일에서 퍼지는 풍미"를 담았다고 묘사했다.
그런데, 이 "레드"와인은 화이트 와인에 식용 색소를 탄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 전문가 54명 중 어느 누구도 이를 화이트와인으로 이야기한 사람은 없었다. 웃긴 이야기지만,,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보자.
"야구방망이 하나와 공 하나 가격을 합해 1달러 10센트이다.
야구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비싸다.
그럼 공의 가격은? "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로 즉시 10센트라고 답을 한다.
그런데, 공이 10센트이면 야구방망이는 1달러 10센트가 되어버려 두 개를 합한 값은 1달러 20센트가 되어버린다. 실제 답은 5센트가 되어야 두개 합한 값이 1달러 10센트가 되는 것이다.
너무나 단순한 질문인데도,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냥 틀린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뛰어난 판단력과 합리적인 사고와 결정으로 세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판단하고 결정하는 많은 일들에는 과학적 근거나 사실적 판단 없이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 결정하거나 이미 가지고 있는 주관적 경험에 의존하여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대표적 예시가 자신들이 구독하는 유튜브에 대한 맹목적 신뢰가 아닌가 한다.
정치든, 경제든, 사회문제이든 자신이 구독하는 유튜브만 지속적으로 보면서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리를 해도 그냥 믿는다. 다른 이야기들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이런 목소리를 이 책에서는 '개소리(Bullshit)'이라고 지칭하며, 이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넘쳐나는지 그 예시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 '개소리'라는 단어가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인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가 한창일때 "자외선을 쐬고, 소독제를 인체에 주입하면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고, 실제로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이로 인한 피해자들이 나타나자 농담이었다고 얼버무리는 일이 대표적인 '개소리'의 예가 아닌가 한다.
중국의 마오쩌뚱 시절에는 농업 곡물 수확을 저해하는 네 가지 해충을 박멸해야 한다고 하면서 쥐, 파리, 모기, 참새를 잡는 캠페인이 펼쳐졌는데, 이로 인하여 참새가 급격히 줄게 되면서 반대 여파로 해충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 결국 대기근이 발생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사태가 나오게 된 적이 있다.
여기서 곡식 낟알을 쪼아 먹는다고 참새를 없애자고 했던 말은 이른바 제대로 된 '개소리'일 것이다.(p.73)
이렇게 우리가 아무런 과학적 근거나 합리적 판단없이 그냥 혹해서 나 스스로 혹은 주변 사람들을 따라서 하는 행동이나 결정을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이 책에서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제시하고 싶은 내용이다.
이런 바 '개소리'에 현혹되지 않고, 좀 더 과학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결정과 판단을 해야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