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맑음, 때때로 흐림
마연희 지음 / 처음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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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맞춤해외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자그마한 여행사의 대표가 쓴 에세이다.

 

코로나19라는 처음 겪는 재난(?)으로 '해외여행'이라는 단어를 들어볼 기회도, 말할 기회도 없이 지나온 지 2년이 되는 지금 해외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 대표의 이야기는 아련한 기억을 소환하기도 하고, 안타까움을 던져주기도 있다.


 

이 책의 제목처럼 한 꼭지마다 이전의 여행길에서 있었던 기억을 되새기며 미소를 떠올려 보기도 하지만, 태풍의 현장에서 2년 동안 한 통도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는 여행사 대표의 고달픔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이 책에는 해외여행과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푸켓으로 가는 비행기 비상구석에 앉은 승객의 분출하는 호기심으로 인하여 열려버린 비상구로 7시간이나 지연되어 비행기는 겨우 출발하였고, 비상구를 열었던 호기심 많은 승객에게는 비행기 수리비와 지연 배상금으로 1억 원이나 청구되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2017년에 실제로 사우디의 국왕이 인도네시아 발리에 오게 되었고, 국왕이 묵기로 한 최고급 7성급 럭셔리 리조트는 모든 예약객을 다른 숙소로 이동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안전 문제도 있겠지만, 따라오는 수행단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1,500명의 수행단과 왕자 25명 그리고 비행기 36대에 전용 벤츠 차량은 물론이고 심지어 엘리베이터 2대까지 오는 것이니 모든 방을 비우라고 하는 난리가 난 것이다.

 

물론, 이렇게 강제로 숙소가 바뀐 여행객들은 비용에 상관없이 발리의 어떤 숙소도 잡아도 되었고, 그 비용 또한 모두 사우디에서 부담했다고 하니 역시 석유의 힘이 대단하다.

 

이런 여러가지 여행의 에피소드는 해외여행을 가보았던 이들에게 희뭇한 기억을 되살려 주기도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 있는 코로나19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저자와 여행사 상황에 대한 내용은 코끝이 찌릿해 온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같이 일하던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혼자서 언제 다시 시작될 지 모르는 사무실을 매일 출근하는 심정이..

 

물론, 다른 소상공인들도 고난의 날들을 보내었고, 지금도 보내고 있지만, 해외전문 여행사야말로 직격탄 중의 직격탄을 맞지 않았을까..

 

방콕에서 항상 미소를 띄우며 관광버스를 운행했던 쿤 아저씨도 지금은 지하철 앞에서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도 다시 재개될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텅빈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저자의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PCR검사도 받아야 하고, 예방 접종 증명서 등도 지참해야 되지만, 그나마 몇 개국이라도 열리고 있는 지금의 해외여행길이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오미크론이라는 변수가 또 발목을 잡고는 있지만, 그래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과 이를 이겨내려는 저자와 같은 이들의 노력이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우리는 꼭 이겨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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