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법칙을 설계하라
케이윳 첸.마리나 크라코프스키 지음, 유효상 옮김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학자들이 의류회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동일한 가격의 여성 의류 중에서 44, 55, 66 사이즈는 이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대형사이즈인 77, 88 사이즈만 가격 인상을 했다.

예상대로 특정 사이즈이지만 가격이 오르자 구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에는 모든 사이즈의 가격을 올렸다.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데, 이번에는 특정 사이즈만 올렸을 때와 비교하면 구매가 크게 줄지는 않은 결과가 나왔다.

 

이상하지 않나?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모든 사이즈의 가격이 오르면 더 구매가 줄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특정사이즈만 올렸을 때가 더 구매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특정사이즈 구매자만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 전체 구매자의 비용이 올라가는 것보다는 더 합리적인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의류업체가 '부당한 가격 정책'을 펼쳤다고 인식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비슷한 예로 두 사람 모두 승낙하는 경우에 한하여 10만원을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

자기에게는 2만원, 또 다른 한 명에게는 8만원을 주겠다는 조건에 의외로 그 조건으로는 승낙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승낙을 하면 아무 대가 없이 2만원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더 많이 받는 것을 참지 못하고 같이 망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상식 혹은 합리적인 생각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의 경제심리를 연구하고 이에 대하여 쓴 책이 바로 이 책 『게임의 법칙을 설계하라』이다.

 

이 책의 원서 출간은 지금으로부터 약 11년 전인 2010년이었고, 우리나라 번역본 역시 2010년에 이미 출간된 적이 있다.

 

그 당시 제목은 『머니랩』(타임비즈 출간, 2010년 10월)으로, 이 책의 표지 하단에 영문으로 표시되어 있다.( 영문명은 『Secrets of the MoneyLab』 이네요.)

 

최근 급변하는 경제환경에서도 이러한 경제심리들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기업들의 측면에서 고객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실험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공정성에 관한 위의 실험들 외에도 '숫자 정밀성 효과'도 여러가지 실험과 연구가 지금도 진행된다.

 

'395,425달러'와 '395,000달러' 어떤 것이 더 클까?

당연히 395,425달러가 더 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뒤에 0이 몇 개 붙어 있는 숫자보다, 마지막 단위까지 붙어 있는 가격이 더 신뢰가 있다고 믿고 실제 구매도 더 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도 각종 상품의 가격에는 원단위까지 들어가 있는 경우를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최근엔 IT기술의 발달로 원단위까지 단 1원이라도 차이가 나는 것을 표시해 주고 있어 효과는 떨어지고 있지만..)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 단순한 합리적인 정책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하는 여러 실험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경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