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 펜 대신 칼을 잡은 남자의 요리 이야기
권은중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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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음식 하면 무엇이 생각날까?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그냥 떠오르는 건 피자와 파스타이다.

 

50세가 된 나이에 이탈리아의 요리학교에 유학을 갔던 저자도 나랑 비슷했던 모양이다. 파스트와 피자를 알고 파스타를 그나마 잘하는 요리였기에 파스타를 배우기 위해 떠났던 이탈리아 요리 유학.

 

이 책은 그렇게 겁없이 떠나서 보고, 배우고, 체험했던 이탈리아의 요리와 식재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시작한 요리유학의 첫 번째 수업이 제빵이었다고 한다. 그날 받은 교재에 빵 제조법이 무려 34개나 있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책자에도 없는 빵 10여 종류를 포함해서 빵을 무려 40가지 만들었다는 내용에서 새삼 놀라게 된다.

 

빵 종류가 이렇게 많이 있나?

그런 생각을 하니까 얼마전 코로나19로 집에서 1년 가까이 재택 근무를 하고 있는 친구가 하루 세끼(흔히 '삼식이'라고 하죠..)를 마느님에게 얻어 먹는 중에 나온 빵이 '치아바타'라는 이탈리아 빵이었고, 빵 이름도 모른다고 무지 혼났다는 이야기가 새삼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나도 그 친구에게 '치아바타'를 처음 들었다. 다만, 난 재택근무가 아니라서 삼식이는 아니라는 사실만 다를뿐, 빵 종류에 대하여는 문외한은 마찬가지...

 


위의 사진처럼 만토바나, 티젤라, 풀리아 포카치아 외에 저자가 시험을 보았다는 보콘치니 인테그랄디 등등 이 책에만 하더라도 빵이 무지 많이 나온다.

 

파스트를 배우러 갔는데 실상은 빵과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육류 음식들이 주류를 이루는 이탈리아의 의외의 요리들에 대하여 그 진한 맛과 향을 책에서 전해주고 있고, 실제로 저자도 이탈리아에서 파스타와 피자가 아닌 이들에 대하여 대부분 배우고 체험한 후에 돌아오게 된다.

 

그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우리돈 1~2천원이면 마실 수 있는 에소프레스와 어느 나라에서도 근접하기 어려운 올리버 오일들, 그리고 전통의 방식으로 철저하게 맛과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치즈와 와인 등 요리의 세계에서는 빠질 수 없는 나라인 이탈리아의 요리와 음식들이 이 책 내내 진한 향기와 맛을 전하고 있다.

 

파스타를 배우기 위해 갔던 이탈리아에서 요리의 제대로 된 맛을 알아버린 저자가 레스트랑 개업이라는 꿈은 비록 접게 되었지만, 이 책에서도 전해지듯 이탈리아의 진짜 맛은 길거리에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진하게 마실 수 있는 에소프레스와 이탈리아 천혜자연을 그대로 이어오는 화이트와인, 그리고 전통의 방식으로 짜내는 올리버오일과 발달된 낙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고기류의 향연이 우리가 아는 파스트와 피자보다도 더욱 맛보고 싶은 마음을 들게 만든다.

 


피자와 파스타를 먹기 위해 가는 이탈리아가 아닌 와인과 에소프레스, 그리고 올리버오일이 곁들여진 연한 고기의 맛을 느끼기 위해 가보고 싶은 곳..그런 곳으로 와 닿는다.

 

아직도 이 책에서 전해주는 향긋한 향기가 나를 감싸는 것 같아 기분마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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