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
조정형.조윤주 지음 / 다온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술은 막걸리이다.

두부김치 한 접시와 막걸리 한 병이면 늦은 저녁의 한끼로 손색이 없어 저녁이 어중간할 때면 집에 들어갈 때 막걸리 한 병을 사가지고 들어가곤 한다.


그런데, 막걸리 비슷한 걸로 탁주도 있고, 동동주도 있는데 그 차이는 무엇일까?


예전에는 일반 가정집에서 고두밥과 누룩으로 양조주를 만들곤 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술은 삭은 고두밥알이 섞여있는 '동동주'가 되고,

이 동동주에 용수(주로 싸리나 대나무로 만들어진 높이 30cm~1m의 둥글고 긴 통으로 술을 거르는 용기)를 넣어두면 그 사이로 맑은 술이 고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주로 양반들이 먹었고, 일반 서민들은 제사상에서나 볼 수 있었던 맑은 '청주'가 되는 것이다.

* 용수


청주를 걸러낸 나머지 부분에서 술지게미를 걸러낸 탁한 술을 그 이름 그대로 '탁주'라고 하여 주로 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술이 된 것이다.

탁하다는 의미의 '탁주', 희다고 하여 '백주', 집집마다 담근다고 하여 '가주', 농사 때 새참으로 먹는 술이라고 하여 '농주', 백성이 제일 즐겨 마신다고 하여 '향주', 심지어는 나라를 대표한다고 하여 '국주'라고도 불리었다고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 술이 바로 탁주인 것이다.


막걸리는 '쌀과 누룩을 빚어 그대로 걸러내어 만든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탁주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원래의 탁주 혹은 동동주 형태(청주를 거르지 않은)의 술에 물을 섞은 후 술지게미를 다시 한번 걸러내어 만든 술로 동동주가 10~16도 정도라면, 막걸리는 물을 타기 때문에 6~7도 정도로 알코올 도수가 내려가게 된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탁주와 막걸리의 차이는 고사하고, 청주가 탁주와 동일한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술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 빛깔만 보고 당연히 소주와 같이 증류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 내가 좋아하는 막걸리나 청주나 한 집안 작품이었던 것이다.

(사실 그래서 비슷하게 만들어지는 사께도 내가 좋아하는 지 모르겠다..)


막걸리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술은 전세계 증류주 1위 판매량을 자랑하는 '소주'일 것이다.

소주는 '불로 익혀 만든 진한 술'이라는 뜻을 가진 술로 '화주', '백주', '노주', '한주'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주는 단식증류기로 알코올 농도 45% 내외인 '증류식 소주'와 알코올을 발효시켜 양조주를 만들고 이를 연속증류기를 이용해 고농도 주정을 만든 후 물과 첨가물등을 넣어 희석시키는 '희석식 소주'로 나뉘게 된다.


우리가 주로 먹는 지금의 소주는 알코올 도수가 16도까지 떨어진 '희석식 소주'로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도수가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곧 10도짜리 소주도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막걸리, 탁주, 청주, 소주 등에 대하여만 알아봐도 재미있는데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명인들이 빚는 문배주, 이강주, 안동소주 등의 명인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음용되는 유명 술들 즉 와인과 꼬냑, 위스키, 보드카, 테킬라 등에 대한 소개까지도 해 주고 있어 술을 좋아하는 나와 같은 독자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주와 명인주, 그리고 술에 대한 역사와 제조방법 등을 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직접 술을 빚어 마시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마시는 한 잔의 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안다면 조금 더 술맛을 좋게할 것 같아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한 잔 마신것도 아닌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