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도시 - 공간의 쓸모와 그 아름다움에 관하여
이규빈 지음 / 샘터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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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2년 가까이 해외여행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열리게 되는 해외여행 기회에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해외여행이 허용되면 어디부터 가고 싶을까?

다낭, 파타야 같은 휴양지, 아니면 중세의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는 유럽의 여러나라들, 그렇지 않다면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남미의 낯선 거리들..

 

사람마다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들도, 먹고 싶은 것들도 모두 다 다를 것이다.

이 책은 건축가라는 직업을 가진 지은이가 자신의 직업과 관련하여 혹은 개인적은 관심으로 느끼고 보았던 일본, 중국, 미국, 브라질, 프랑스의 유명 건축물에 대한 감상과 여정을 기록한 건축 여행기이다.

 

일반인들이 가고픈 곳과 겹치는 곳도 있지만, 건축가답게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가 지은 건물을 비롯하여 중세부터 현재까지 걸작으로 일컫어지는 유명 건축물들과 더불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전문가로서의 시각에서 보고 느낀 점을 사진과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등을 통하여 건축을 보는 맛을 전하고 있다.

 

 * 요코하마 페리 터미널 지상 1층 평면도

 

'9.11테러'라는 대참사로 폐허가 되어버린 미국의 세계무역센터부지인 GROUND ZERO에 들어선 막대한 규모의 추모 공원과 첨탑을 제외한 높이가 기존의 구 세계무역센터의 높이와 정확하게 일치하는 '프리덤 타워'와 같은 고층빌딩, 그리고 테러 당시 두 번째 충돌이 있는 시각의 태양 각도만큼 살짝 들어간 축으로 만들어진 '세계무역센터 교통허브'까지 그 건물들을 바라보는 이국인의 생각과 건축가로서의 생각은 어떨까?

 

우리나라 서울뿐 아니라 전세계 도심 교통체계의 기준을 1970년대부터 제시하였던 브라질의 쿠리치바에서의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있는 튜브형 버스정류장은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튜브안에서 편안히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를 탈때도 버스와 연결되는 승강대를 통하여 교통약자도 오르내리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는 편리함을 선사한다.

 

아마도 일반인들이라면 이 튜브버스정류장을 보고 놀라지 않겠지만, 저자는 건축가라는 전문가적 입장에서 거대한 건축물이 아닌 사소하지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축물에 대하여 관심과 이를 바라보는 뷰를 제공하고 있다.

* 감히 '설계'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 부끄럽다는 프랑스 고흐드의 절경 

 

건축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편리함과 안락함 그리고 안전감을 주어야 하겠지만, 그러한 목적을 위하면서도 그 지방의 특징과 자연과의 조화로움도 함께 제공하는 그런 건축이 미래에도 사랑받는 건축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시선에서 지어져 100년, 500년, 1,000년이 지난 뒤에도 우리나라 사람뿐 아니라 그 시대의 다른 나라 건축가도 이 건축물을 보러 여행을 오는 그런 걸작들이 앞으로 많이 나왔으면 한다.

 

그것이 지금 우리나라 건축가가 이행해야 될 임무가 아닐까?

그런 뒤에 그런 건축물에 찬사를 보내고 박수를 쳐 주어야 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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