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숫자들 - 통계는 어떻게 부자의 편이 되는가
알렉스 코밤 지음, 고현석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부나 기업에서 정책이나 전략을 결정하거나, 누군가를 대표로 선출할 때, 심지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선출할 때도 객관적인 통계라는 것으로 결정을 하게 된다.

즉 숫자를 이용해서 사람들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생각을 객관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통계가 공정하지 못하고, 객관적이지 않다면 그 결정들이 어떻게 될까?

심지어 대통령 선거까지도 불공정한 숫자가 사용된다면..

 

2018년 6월 조지아주 대법원은 직전 선거들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을 명부에서 제거하는 법안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했다. 이런 조치는 결국 주 정부가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집단들을 사실상 투표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허용한 것이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민주주의국가가 숫자를 조작하는 행위를 용인했다는 점에서 놀랄 수 밖에 없다.

 

투표뿐 아니라 의회 의석수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인단 수를 결정하는 기초가 되고, 연방 지원금의 근거가 되는 10년 주기의 미국 센서스에서도 인종별로, 혹은 백인이나 유색인종이냐에 따라 집계량을 다르게 하거나, 설문문항을 통하여 중도에 센서스가 중단되게 유도하는 방식으로 통계를 주도하는 자들에게 유리하도록 이끌어 내고 있다.


 

이처럼 객관적일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통계와 숫자들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고, 공공서비스도 못받는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집계하지 않는 언피플(Unpeople)이 발생하고,

반대로 조세, 규제, 범죄 조사를 피해 부패와 불평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팽배하게 만드는 돈인 언머니(Unmoney)가 빠져 있기도 한다.

 

언머니의 대표적인 예는 다국적기업들일 것이다.

다국적기업들의 수익 40%는 의도적으로 조세피난처로 이전되고, 이로 인한 세수 손실은 전 세계 법인세의 약10%에 해당하는 2,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절세라는 명분을 가지고 탈세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재벌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의 행위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교묘해져 이제는 정상적인 세금을 내는 사람이 뉴스에 나오는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도 최하층이나 힘없는 일반 국민들은 통계에서조차 거론되지 않으면서 정책이나 법에서 더욱 소외받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숫자를 어떻게 혹은 무엇을 위하여 만드는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조사된 통계결과뿐 아니라 통계가 만들어진 배경과 통계에 사용한 항목들을 국민들이 세심하고 꼼꼼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면 더욱 기득권자와 가진 자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 한국어판 표지와 원서 표지 비교 >
 

같은 시기에 한 동일한 내용의 여론조사도 어떻게 그리고 어떤 항목으로 조사를 했는지에 따라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은 연일 발표되는 정치인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명확히 나온다는 점에서 다른 통계들에 대하여 깊은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