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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기업이 왜 망했을까? - 최대 실적을 거둔 기업이 무너진 이유, 25개 기업의 실패 스토리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
아라키 히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3월
평점 :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ICT의 발달로 산업의 기존 경계가 허물어 지면서 기업들의 존속 환경도 과거와는 다르게 아주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
'노키아'처럼 몇 년전 한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이 지금은 이 세상에서 이름을 찾기 어려운 기업이 될 수도 있고,
틱톡의 '바이트샌드'처럼 몇 년전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그마한 기업이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이 되기도 한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 GE나 소니의 성공전략을 공부했듯이, 지금은 구글이나 테슬라, 알리바바와 같은 최근의 성공기업에서 그 전략들을 연구하고 배우고 있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의 사례는 노키아나 코닥과 같은 유명한 사례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성공전략보다도 더 현실적으로 가까운 것이 실패한 기업들로부터 얻는 교훈임에도 그렇다.
이 책은 그러한 점에 착안하여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 원칙을 익히고자 일본과 글로벌의 25개 기업의 실패사례를 요약해서 담고 있는 책이다.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잘알려져 있는 실패 사례인 코닥이나 엔론, 제너럴모터스 등의 유명 사례는 물론이고 미국의 콘티넨탈항공, 에어백 리콜로 유명한 일본의 다카타, 원자력 기술의 1인자였던 웨스팅하우스 등의 사례가 정리되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잘 나가던 거대기업이 도산하게 된 원인을 '전략상의 문제'와 '매니지먼트상의 문제'로 나누고,
<전략상의 문제>는 다시 과거의 성공체험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던 유형인 '과거의 망령형(예 : 폴라로이드, 코닥 등)'과 취약한 시나리오에 의존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자 그대로 무너진 '취약 시나리오형( 엔론, 엘피다메모리 등 )'으로 나누고 있다.
또한, <매니지먼트상의 문제>는 '초조함에서 비롯된 일탈형( 예 : 리먼브라더스, 지요다생명보험 등)', '엉성한 매니지먼트형(예 : 노바, 마이칼 등)', '기능 저하형(예 : 콘티넨탈항공, 다카타 등)'으로 나누어 유형별로 사례를 제시함으로서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 지 명확하게 제시해준다.
이 중에서 기능저하형으로 분류되어 있는 <콘티넨탈항공>의 사례를 보면, 한 명의 경영자가 거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1930년대 설립되어 1953년의 파이오니아 항공 인수 후 순조로운 성장을 하였으나, 1978년 항공 자유화 정책의 시행으로 시작된 경영난으로 1982년 '로렌조'라는 인물에게 인수되게 된다.
로렌조는 기업경영을 '돈'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인물이었기에 인수 직후인 1983년에 콘티넨탈항공이 예적금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신청으로 고의 도산을 시키고 직원들 전원을 일시 해고시키게 된다.
이후 직원들을 두 배로 일하고, 급여는 절반으로 받는 조건으로 다시 고용하여 도산 3일만에 운항을 재개하는 사건(?)을 벌이게 된다.
이후 로렌조는 철저한 이익 중심 경영과 프런티어항공, 피플익스프레스항공, 뉴욕항공을 차례로 인수함으로서 미국 3위 항공사로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직원들의 로열티는 바닥으로 치닫고, 로렌조와 직원들과의 불신은 극에 치닫게 됨으로서 1987년~1988년 대규모 손실을 내게된다.
상황이 어려워진 것을 알게된 로렌조는 거액의 퇴직금을 받고 회사를 나가고, 결국 콘티넨탈항공은 1990년 파산신청을 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이른바 로렌조라는 한 명이 거대 기업을 돈벌이로만 생각하고 운영함으로서 결국 파산까지 만든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 '고든 베순'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시장, 고객, 직원들에 대한 정책을 변화하고 실행하여 큰 폭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재건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회사의 문제가 아니고 경영을 '누가' '어떤 전략'으로 하였는지에 따라 좋은 회사도 도산할 수 있고, 어렵던 회사도 큰 폭의 성장을 하는 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인다.
실패에서 배우는 경영전략, 이는 성공에서 배우는 경영전략보다도 더욱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보아야 될 이유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