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가 이끄는 돈의 미래 - 비트코인에서 구글페이까지
라나 스워츠 지음, 방진이 옮김 / 북카라반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현금을 찾으러 은행이나 ATM기를 가는 횟수가 부쩍 줄어들고 있다.

아직도 지갑에 현금이 없으면 조금 불안하다는 느낌 때문에 현금을 일부 가지고는 다니지만,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 있을까 말까 한다.

 

내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지불수단만 해도 각종 신용카드의 앱결제, 휴대폰의 페이, 카카이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등 다양한 결재수단이 있고, 지갑에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도 있다보니 실물 현금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

 

이른바 실물화폐의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 화폐가 거래와 유통수단으로서 그 자리를 대신해 가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한다.

 

이렇게 현금이 점차 그 자리를 잃어가는 배경에는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의 속도에 맞출 수 없기 때문에 현대와 맞지 않다고 다이너스클럽의 매티 시몬스가 이미 1963년에 이야기한 내용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서에는 별로 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더치페이가 지금 젊은 층에서는 당연한 문화가 되었고, 점차 고연령층까지도 폭넓게 퍼지고 있다. 이런 더치페이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현금이나 각자 계산하는 신용카드를 내는 것이 적합할까?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카카오페이나 토스를 이용한다. 반면, 중국 사람들은 위쳇페이를 이용하고, 미국 젊은이들은 벤모(Venmo)를 이용한다.

 

카카오페이도, 위쳇페이도, 벤모도 금융기관이 만든 것이 아니고, IT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기능(물론 토스는 조금 성격이 다르지만..)에 지급결제기능과 송금 기능 등이 추가된 형태이다.


* 벤모 앱(출처 : 벤모 홈페이지)

은행계좌가 등록되어 있거나 잔고가 있으면 일단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고, 개인간 송금도, 구매대금의 결제도, 전세계 어디서나, 앱이 깔린 누구 혹은 점포에 계좌번호를 몰라도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돈과 함께 개인간에 카톡처럼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이런 편리한 기능하고 간편한 도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편한 현금을 각자 나누어 내거나, 은행 앱에서 별도로 계좌번호를 받아 송금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코 현금이 따라올 수 없는 편리함과 간편함이 지금 이 시대와 어우러져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제 이 개인간 송금 지급결제 앱에 정부가 공인한 화폐 이외에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화폐도 거개나 보관이 가능하도록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흩어져 있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현금화해서 은행계좌로 넣어주는 정책이 시행되어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신용카드 포인트 이외에도 항공마일리지,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가 가지고 있는 예탁금과 마일리지들, 각종 기업들이 제공하는 포인트들은 그 규모가 한 나라의 경제규모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를 나타내기도 한다.

 

화폐라고 하기에는 사용처나 기간의 제한 등이 따르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것들 또한 어느 정도는 화폐의 기능을 조금씩은 대신 하고 있고, 점차 우리 사회는 그러한 디지털화된 유사화폐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시대로 변천해 가고 있다고 보인다.(신용카드 포인트 처럼 사용범위가 넓은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현금화 하는 제도가 시행된다면 우리 소득에서 꽤 많은 비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위쳇페이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더라도 결국은 중국 사람들의 계좌에서, 중국은행에 만든 사업자의 계좌로 입금된다는 점에서 결국은 중국이라는 범위내에서 순환되는 구조이고, 미국의 벤모 역시 전세계 어디에서 사용하든 결국 미국내에서의 순환이라는 점에서 결국 지역화된 거래 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점은 우리가 간과하면 안 될 것 같다.

 

중국에 가서 카카오페이가 아닌 위쳇페이를 사용하고, 미국에서 벤모를 사용해야 하는 우리 국민은 어쩌면 중국, 혹은 미국과 같은 지역 공동체에 우리를 넘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빨리 카카오페이와 같은 디지털기반의 간편결제가 그 영향력을 넓혀 전세계에서 우리 것을 사용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