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키스토크라시 - 잡놈들이 지배하는 세상, 무엇을 할 것인가
김명훈 지음 / 비아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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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istocracy "는 나쁜, 못된, 악하나 등을 뜻하는 'kakos'의

최상급 표현인 'kakistos(최악의)'와

권력, 통치를 뜻하는 'cracy'를 조합한 단어로,

가장 어리석고 자격 없고 부도덕한 지도자가

통치하는 국가를 뜻한다.

- 앞표지 뒷면-

 

이처럼 '카키스토크러시'에 잘 어울리는 문구는 앞표지에 있는 이 책의 부제인 "잡놈들이 지배하는 세상" 이 아닌가 한다.

 

지난 4년간 '트럼프'라는 인물을 통해서, 또 그 나라의 정치를 주도하는 '공화당'이라는 정당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우방이자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 될 모범국으로 생각했던 미국의 민낯을 여과없이 보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더믹과 미국의 대선 정국에서 보여준 모습은 과연 우리가 알던 미국의 모습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에도 충분했다.

 

그런 시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의 맺음말을 통해 우리에게 돌직구를 던지고 있다.

 

미국이 정말 우리가 가야될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맞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찾아야 한다. 그것도 좀 더 시간이 흘러 이미 바꿀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우리 스스로 찾아야 하는 질문이다.

 

며칠 전 배민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이 세계적 기부클럽인 "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가입을 해서 뉴스가 되었었다.

김의장의 가입 순번은 219번.

 

이 기부클럽은 10억달러(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1조원이 넘는 금액)이상의 재산이 있어야 하고, 이 재산 중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1조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이가 김봉진 의장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에 우리나라의 재벌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정치 현실과 트럼프라는 전형적인 세속자본주의와 개인이기주의로 충만한 미국의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이고, 미국 정치에서 보수라는 타이틀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형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미국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본주의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정치 또한 보수와 진보라는 타이틀을 두르고 있는 중도 정당 2개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의 이야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미국도 우리나라도, 미국식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인도, 영국 등도 이번 코로나 팬더믹 기간에 부익부빈인빅 현상의 극치가 나타났다.

이른바 자산상위 1%의 소득증가액이 하위 90%의 소득감소액(혹은 증가액)과 거의 동일할 정도로 부익부빈인빅은 그 격차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차이로 만들어 버렸다.

 

지난 10여년전에 있었던 금융 위기때도, 이번 팬더믹 기간에도 각 정부의 최우선 구제대상은 서민이 아닌 대기업과 금융기관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이 바로 정치를 받치고 있는 받침돌이기 때문에..

 

지금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이상한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고 본다.

마틴 루터 킹이 미국 자본주의 실상을 일컬어 "부자들에게는 사회주의, 빈자들에게는 험난한 개인주의"라고 한 이야기가 진짜 현실에서 지속적으로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인용한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가 한 말처럼 이윤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회하는 변태적 분배시스템의 전형을 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미국도 우리나라도 팬더믹으로 인한 정책자금을 각 개인 혹은 지원금 대상자에게 선별적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그들이 받는 돈은 당장 이번달 가게의 월세내는 비용도 안된다. 지원금을 받았지만, 그 금액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서 이른바 지대로 먹고사는 건물주의 소득으로 넘어가 버린다.

 

미국의 공화당은 집요하게 서민의 의료보험을 없애기 위해 수년간 법안과 소송으로 줄기차게 이어오고 있다. 이유는 세금의 부족..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세 감세 정책을 펼친다.

이것이 바로 미국과 공화당 그리고 기득권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리지갑인 일반 근로자들의 실제 소득은 지속적으로 상승중이고, 반면에 대기업이나 자본소득에 의한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금징수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보수당은 세금을 인하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것도 서민들에 대한 세금인하는 아무리 찾아봐도 큰 게 안보인다. 대기업과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금을 내려야 한다고 십년 넘게 이야기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정치이고, 누구를 위한 국가인가?

미국의 민낯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처럼 친미를 외치고, 어떤 길로 가든 무조건 따라가야만 되는 될까?

그래서 지금의 미국과 같이 우리 아이가 아파도 병원비가 없어 그냥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되는 빈곤층이 4천만명이나 되는 그런 나라가 될때까지 그렇게 가야만 되는 것일까?

 

이것에 대한 해답은 바로 나와 우리에게 있고, 정치의 뒤쪽에서 욕만 하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현실 정치세계로 들어서면서 집필했던 우석훈의 『잡놈들 전성시대』(2015.3월. 새로운 현재 출판)에서 느꼈던 그 감정이 이 책에서도 똑같이 느껴지는 건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니리라 생각된다.

( 내 블로그 https://blog.naver.com/arirangkk/220346869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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