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심었는데 올해 감자값이 똥값이다.
몸이 망가지도록 풀뽑고, 거름치고, 물 대었는데 트렉터 대출금도 갚은 돈이 안된다.
농촌의 낭만!!
누가 그런 이야기를????
서울 살이 30년을 하다 '안 되면 농사나 짓지'하는 생각만 믿고 농촌에 왔다 큰코다치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결코 틀린 이야기로 안 들린다.
얼마 전 농촌에서 제법 크게 비닐하우스 농장을 하는 동생 말을 믿고 도시에서의 가게를 접고 농촌으로 무작정 나섰던 매형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 저자의 이야기와 하나도 남김없이 똑같다.
틀리다면 저자는 비닐하우스가 아닌 밭농사이고, 우리 매형은 비닐하우스 농사라는 점 말고는 모두 똑같다.
정말 이런 거라면 안 왔을 거라고,,
그렇게 잘 키웠는데 한 트럭 싣고 갔더니 뽑는 인부 가격도 안되더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숨도 못 쉬고 해도 일이 끝이 없다...
농부로 산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건 우리도 이제는 어렴풋이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삶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거고,
결코 농촌이, 농사일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지로 쉽게 주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다만, 이 책의 저자처럼 3년째 접어들면서 들길에 핀 꽃도 보이고, 때로는 생두를 볶아 커피를 내려먹는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기가 언젠가 올 거라는 믿음은 다행이지 않나 싶다.
이 책,, 농촌의 환상을 깨는 것과 더불어 이제는 여유마저도 느껴지는 그런 시집이자 산문집같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