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파의책빵 ˝인간의 척도˝

인간의 척도
마르코 말발디 지음, 김지원 옮김 / 그린하우스 / 2020년 4월

"레오나르도 디 세르 피에로 다 빈치"

너무나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다.

화가이자 조각가, 건축가이자 공학기술자로서 역사와 소설, 영화에서 충분히 언급되어 있는 천재이니까.

이 책 역시 그를 주인공으로 하여 만들어진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중이 크지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장소적 배경이 된 밀라노의 군주인 "루도비코 일 모르"이다.

아버지인 프란체스코 1세 이후에 밀라노 공작이 되었던 장남 '갈레아초 마리아'가 암살을 당하고, 그를 이어 갈레아초 마리아의 아들인 '지안 갈레아초 마리아'가 밀라노의 공작이 되었으나 삼촌인 '일 모르'에 의하여 감금당하게 되면서 서자출신의 일 모르가 밀라노 공작으로 등극해 있던 중이었다.

군주이지만 군주가 되는 과정에서의 비난을 면하기 위하여 일 모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아버지를 기리는 청동 말 제작을 의뢰하였고, 레오나르도와 일 모르는 군주와 그의 작업을 하는 조각가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중 궁중에서 레오나로드의 옛 제자였던 이의 시체가 발견되고, 이를 검시한 레오나르도는 이 시체가 살해당했다는 것을 밝히고 살인자와 살인의 원인을 찾기 시작한다.

결국 이 소행이 프란치스코 수사 중 한 명이 위조된 신용장으로 밀라노의 금융질서를 무너지게 만들려는 시도 중에서 발생된 것임을 밝혀내고 되고, 그 과정에서 돈이 중심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권력과 종교세력, 그리고 그들의 사이에서 기생해 갈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시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조각가로서, 시신을 해부해서 살인의 원인을 밝혀내는 검시관으로서, 무기를 제작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공학자로서, 그리고 화가로서의 천재성을 잘 나타내고 있지만, 그러한 점들이 이 책의 제목에서 제시하는 '인간의 척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뚜렷하게 보여주질 못하고 있다.

스포르차 가문 계보도에서 보이듯이 권력자들의 탐욕은 정치권력 뿐 아니라, 많은 여자들과 염문을 일으키고 그 여자들과 다시 정치적으로 얽히고, 돈을 무기로 하여 중앙권력과 종교권력까지도 좌지우지하는 혼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배우자뿐 아니라 여러 애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스포르차 가계도

결국 이 사건도 다른 정치권력과 결탁한 한 종교인이 앞장서서 만든 것이고, 여기에 여자와 돈, 그리고 정치가 복합적으로 엮어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저자가 주려는 이 책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하기는 쉽지 않지만, 결국 인간의 가치는 결코 돈이나 권력으로 매길 수 없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지 않을까 한다.

레오나르도가 이 책에서 주는 교훈은 무엇인지 한번은 더 읽어야 알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