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세계사 -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 영화를 하나 추천한다면 나는 당연코 '러셀 크로우'가 주인공인 '막시무스'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던 <글레디에이터>를 주저없이 추천한다.

'로마의 5현제시대'라고 불리우는 평화의 시대 막바지 즈음하여 황제(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아들(코모두스)이 아닌 총애하던 막시무스 장군에게 황제의 자리를 주려고 하자, 코모두스가 황제를 살해하고, 막시무스와 가족들을 몰살하고자 시도했지만, 막시무스만 겨우 살아남아 노예로 생활하게 된다.

 

이후 검투사로 로마에 돌아온 막시무스는 검투사로서 명성을 높이면서 황제가 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다.

 

이런 내용으로 구성된 영화 <글레디에이터>는 긴박감 넘치는 액션과 검투장에서의 대결모습 등 많은 명장면을 남김으로서 여러번 다시 보게 만드는 명화로서 입지를 굳힌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막시무스 장군이 어깨에 있는 'SPQR'이라는 문신을 지우는 장면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이 때 나오는 'SPQR'이라는 명칭은 지금 유럽의 로마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기호인데, 이는 Senatus Populusque Romanus의 머리글자로 '로마 원로민과 민중'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기호는 깃발, 건물, 맨홀 등에 새겨져 있고, 로마의 것이라는 의미로서 막시무스가 이를 지우는 장면은 이제부터 로마인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 문신을 지우는 장면(영화 <글레디에이트>)

* 로마 시내의 맨홀 뚜껑에 있는 "SPQR" 

 

이처럼 영화에서도, 우리가 떠나는 여행길에서 보는 건축물 하나하나에도 세계의 역사가 숨겨져 있고, 세계사를 통하여 그 사건과 문화의 배경을 안다면 영화도, 세계의 문화를 바라보는 생각도, 여행의 과정도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세계사에 대한 기억은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건, 역사가 지금의 현재 모습까지 모두 나타내고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서의 공부가 아닌 단지 연도를 외우고, 사건의 순서를 암기해야 했던 고단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어려운 한 과목의 학습으로만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 세계의 역사 중에는 많은 제국들이 등장하지만, 영속적인 제국의 개념에서 세계제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나라는 서양의 '로마제국'과 동양의 '한제국'밖에 없다고 한다.(저자의 주장)

이는 대부분의 제국들이 여러나라와 넓은 영토를 가진 대국으로 성장하지만, 중국의 시황제가 세웠던 진나라처럼 모두 영속성을 갖지 못하고 빠르게 붕괴하여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서양과 동양에서 유일하게 세계제국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두 제국이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두 제국 모두 기원전 202년에 제국으로서 기틀을 잡았다고 한다.

 

로마제국은 제2차 포에니전쟁의 승패를 가른 '자마전투'에서 카르타고를 상대로 대승을 거둠으로써 로마제국의 기반을 만들었고, 중국에서는 그 유명한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 전투를 벌였던 '해하전투'가 벌어져 유방이 승리를 거두고 항우가 자결을 한 연도가 모두 기원전 202년이었다.

 

이렇게 너무나 절묘하게 동서양의 제국이 동시에 형성된 것이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이런 재미있는 내용들이 세계사에는 무수히 남겨져 있다.

이제 연도를 외우고, 사건 순서를 외우는 그런 학습으로서의 세계사가 아닌 재미와 흥미를 기반으로 하여 현재의 삶에 아직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세계사를 하나둘씩 자율로 공부해 본다면 어떨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 단초를 주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도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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