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거짓말 - 한국 언론의 오보를 기록하다
정철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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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 TV방송에서 유치원 교사의 원생 학대 CCTV 영상이 방송되었고, 이를 본 시청자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해당 영상은 "밥을 먹이던 교사가 갑자기 아이를 밀어버린다", "어린 원생들을 바로 밀면서 줄을 맞추게 하고 아이가 떨어뜨린 옷을 발로 차버린다"는 멘트와 함께 방송되어 유치원 교사의 학대장면이 여과없이 나온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과 관련된 법원재판에서 방송사에게 정정보도와 함께 4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왜일까?

그건 방송사가 아동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가벼운 신체적 접촉을 하는 행동을 편집과정에서 2배 빠르기로 돌려 교사가 아이를 때리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내용으로 왜곡하여 해당 유치원에 심각한 손해를 끼치고, 시청자들을 우롱한 곳은 다름아닌 공영방송인 KBS라고 하니 더욱 놀라울 뿐이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보자.

오늘 보석으로 석방된 MB 대통령 초기 시절 최대의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광우병 파동"과 "촛불 집회"였다. 당시 MBC의 <PD수첩>으로 시작된 광우병에 대하여 친정부적인 보수언론들이 공세를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2008년 7월 5일 [중앙일보]에 실린 "미국산 쇠고기 1인분에 1,700원" 타이들의 사진기사였다.

 

사진에는 여성2명이 쇠고기를 먹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었고, 사진 설명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일반 음식점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는 내용이었다.

MBC의 <PD수첩>에서는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과 반대로 미국산 쇠고기를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 출처 : <미디어스> 2008.8.11자 "조선, 중앙 "네 눈의 들보부터 보라" "

 

그런데, 문제는 이 사진이 연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2명의 여자 중 1명은 [중앙일보] 기자였고, 또 한명은 [중앙일보] 대학생 인턴기자였던 것이다.

이 일로 [중앙일보]는 3일 뒤에 정정 보도문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위와 같은 오보 사례는 두 언론사 외에도 MBC, SBS 등 공중파 방송사, [조선일보], [국민일보] 등 신문사는 물론이고, [채널A], [TV조선] 같은 종편과 각종 인터넷언론까지 보수나 진보, 방송이나 신문이나 등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나오고 있다.

 

우리는 매일 정치, 사회, 경제, 세계 등 다양한 이슈의 뉴스들을 TV와 신문, 인터넷 언론사 등을 통해서 하루에도 수 백건씩 읽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기사들과 언론 보도의 진실 뒤에는 시간에 쫓긴 기자들의 잘못된 해석, 확실하지 않아도 보도하고 보는 "단독"경쟁, 무조건적인 베껴쓰기 관행, 언론사주나 정치인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의도적인 왜곡 등이 다양하게 담고 있다는 것을 이미 수많은 사례를 통해서 알고 있다.

너무나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세월호" 사건에서 절대 했으면 안 될 오보로 전 국민을 농락했던 언론의 모습을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정의의 심판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법관들 마저 언론과 협작하여 언론의 마지막이자 가장 기본인 공정성을 깨고 진실을 왜곡해서 보도했다는 일까지 들통나고 있으니 더는 할말이 없다.

 

정치인의 말을 믿지 못하는 세태를 넘어 언론의 뉴스나 기사를 믿지 못하는 지금, 세상의 그 많은 일들을 어디서 들어야 할까?

 

이 책에는 그런 언론의 치부가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어 우리가 언론을 바로보는 태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고 있다.

어느 정치인의 말처럼 "아니면 말고"가 아닌 진실을 전하는 진정한 언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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