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정복의 꿈, 바이오 사이언스 - 과학전문기자의 최신 의료기술 트렌드
이성규 지음 / Mid(엠아이디)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비만이면 내 아들도 비만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서 밝혀지게 된다.

2차 세계대전 때 네덜란드를 점령한 독일은 다른나라들로부터 식량 수입을 통제했고, 식량수급의 통로인 수로도 얼어붙으면서 네덜란드인들은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게 된다.

이로 인하여 4,500만명이 굶주림에 시달렸고, 기근으로 18,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될 정도였다.

그런데, 이 시기에 임신을 했던 임산부들이 낳은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비만아가 더 많이 되었고, 당뇨병에도 더 많이 걸렸다.

언뜻 생각하면 임신당시에 산모가 잘 먹지를 못해서 아이들이 더 마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반대로 더 비만이 된 것이다.

그 이유는 산모가 먹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산모의 몸이 적게 먹고도 생존할 수 있도록 신진대사가 바뀌었었고, 이런 유전자 즉, 적게 먹어도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유전자 꼬리표가 아이들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들은 먹을 것이 풍부해 졌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저장해야 한다는 생체 신호가 활성화 되어 지방을 더 많이 축적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비만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환경적인 문제로 생긴 비만 유전자가 부모에게서 자녀에게 전달된다는 것이고, 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는 1세대 쥐에게 있던 비만 유전자가 2세대, 3세대에게도 전달된다고 하는 결과를 보면 비만은 환경적인 것으로도 생기고, 유전으로 인하여도 생긴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비만 유전자 꼬리표를 떼어내는 연구가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하니까, 얼마 있지 않아 좋은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비만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을까 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아직까지 완치약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백혈병,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뇌종양, 당뇨병 등 여러가지 질병에 대한 유전학적 원인과 그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 등을 소개해주고 있고, 또한, 질병과 관한 에피소드나 알고 있으면 좋은 상식적인 질병이야기들을 안내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치명적인 질병도 결국은 정복이 될 것이다. 다만, 얼마나 빠른 시간내에 그리고, 확실한 효능으로 치료가 되는 약이나 치료법이 나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갔던 에이즈도 이제는 당뇨병처럼 약만 잘 먹으면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콜레라나 천연두처럼 과거에 인간의 목숨을 수없이 뺏어갔던 질병들도 백신만 잘 맞아도 문제가 되지 않게 되었다.

이처럼 지금은 완치약이나 확실한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한 암이나 치매, 당뇨 등의 질병도 얼마있지 않아 인간에게 굴복하고 말 것이니까,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 처럼 질병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지 말고 잘 견디면 될 듯하다.(프레디 머큐리의 죽음 원인이었던 에이즈는 머큐리가 죽은 지 4년 뒤에 개발되었다고 한다...)

살짝 어려운 면도 있지만, 우리가 두려워하는 질병들에 대하여 그 원인을 알려주고, 질병에 대한 치료약이나 치료법에 대한 개발과정을 알아봄으로서 성큼 다가온 질병정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유익한 책이 아닌가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