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 -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1
이예은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쫓기듯이 살아가는 도시인들이 지치고 힘들때 진짜 원하는 휴식은 어떤 것일까?

일정이 꽉 짜여진 해외여행?

아니면, 국내나 해외의 유명 휴양지에서의 느긋한 쉼?

그것도 아니면 그냥 하루종일 아무 생각없이 빈둥거리며 책보고 TV보는 것?

 

사람마다 힐링과 휴식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도시에서의 각박함에서 벗어나서 지친 삶에 새로운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조그마한 소도시에 가서 모르는 사람과 모르는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과 그곳을 느껴보는 것도 있다. 우리가 가끔 제주도에 가서 한 달만 살아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듯이..

 

이 책도 저자가 꽉짜여진 숨막히는 일상에서 벗어나 일본의 소도시에서 한달동안 생활하면서 그 곳을 느끼고, 그 곳에 동화되면서 삶의 의욕과 활기를 찾은 이야기를 에세이와 같이 담담하게 엮은 책이다.

 

저자가 찾은 일본의 소도시는 일본 남서쪽에 있는 시코쿠 섬의 '다카마쓰시'이다. 다카마쓰는 한국사람들에게는 조금 낯선 지명이지만, 우리나라 국적기인 '에어서울'에서 직항기가 운행되고 있고,  '우동의 본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누군가 우동 먹으러 일본에 간다고 하면 셋 중의 하나는 다카마쓰로 갈 정도로 우동으로 이름 난 곳이라고 한다.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우리나라로 보면 전주시나 천안시 정도라서 언뜻 생각하면 소도시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1억이 넘는 일본의 인구를 감안하면 일본내에서는 소도시가 맞다.

 

처음 가보는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낯선 음식들을 먹으며, 새로운 곳을 가보고 그 곳의 문화를 천천히 음미하는 휴식시간이 어쩌면 부럽기만 하다.

여유로움 속에서 맛을 찾고, 한가로움 속에서 멋을 찾는 여행이기에 평소 바쁘게 움직이는 여행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이 책에서는 많이 전해주고 있다.

* 단순함의 미덕이 묻어 있는 자루우동과 튀김을 적셔 먹는 히야텐 우동

 

이 도시가 속해있는 가가와현에는 우동집이 900개나 있다고 한다. 그 우동집 중에서도 제대로 된 원조 맛집을 찾아 우동의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즐기고,

사누키산 흰 설탕을 통에 넣어 세 번 이상 곱게 간 '와산본'으로 화과자를 만드는 체험도 하고, 골목건물 2층에 주인 혼자 운영하는 좌석 13석의 자그마한 카페도 4번이나 가서 째즈음악과 커피를 음미했다고 하니 이 저자의 휴식이 부러울 뿐이다.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기에서 보듯이 많은 사진으로 뒤덮혀 여행 안내문인지 여행 에세이인지 혼란스러운 그런 책이 아니다. 맛을 음미하고, 도시의 여러 미술관과 기념관을 찾아 그 의미를 되새기고, 이 도시에서 걸어볼만한 거리를 걸으며 느낀 감정을 담담하게 써내려간 에세이이다.

그렇다 보니 다카마쓰시와 관련된 자세한 교통, 숙박 등의 정보를 기대하긴 어렵고 저자가 다녔던 곳들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만을 얻을 수 있다.

 * 한국의 조그마한 어촌마을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좁은 골목길의

   모습을 이곳에서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다카마쓰시에 대한 여행 정보책이 아니라 일본의 소도시에게 진정한 휴식을 얻은 저자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에세이이고, 그런 휴식 속에서 우리가 가고픈 힐링같은 휴식을 그려보게 해 주고 있다.

언젠가 일본의 여러 도시를 다니다 지치면 한 번은 가서 저자가 갔던 곳들을 통해 힐링을 느끼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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